"오타니의 6이닝 10K + 3홈런을 덮었다" 2025년 MLB 홀린 야마모토, 가을야구 랭킹 1위 등극

파이낸셜뉴스       2025.12.25 14:00   수정 : 2025.12.25 15:33기사원문
2025년 최고의 투수는 단연 야마모토... 사이영상 아니지만 임팩트 강해
PS 오타니 밀어내고 가을야구 랭킹 1위
이미 12년 4500억 계약 일시불로 결제
스피핏 노리는 다저스의 핵심 자원





[파이낸셜뉴스] "다저스는 오타니의 팀이다."

이 명제는 정규시즌 내내 유효했다. 아니, 전 세계 야구팬들의 뇌리에 깊이 박힌 절대 불변의 진리처럼 보였다.

하지만 11월의 찬바람이 부는 순간, 그 명제는 수정되어야 한다. 적어도 '가을 야구'라는 전쟁터에서 다저스의 주인은 오타니 쇼헤이가 아니었다. 그곳에는 야마모토 요시노부라는 거대한 산이 버티고 있었다.

LA 다저스의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제패. 그 화려한 우승 트로피 뒤에는 7억 달러의 사나이 오타니보다 더 강력하게 마운드를 지배한 '작은 거인' 야마모토가 있었다. MLB닷컴이 21일(한국시간) 선정한 '2025 포스트시즌 최고의 선수' 랭킹 1위는 오타니가 아닌 야마모토의 차지였다. 이는 단순한 순위 매기기가 아니다. 다저스 왕조의 핵심 동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기록을 뜯어보면 야마모토의 1위 선정은 너무나 당연해서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6경기 등판, 5승 1패, 평균자책점 1.45. 현대 야구, 특히 투수들의 분업화가 극에 달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야마모토는 시대를 역행하는 '괴물'이었다. 37⅓이닝 동안 33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는 동안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은 비현실적인 0.78을 찍었다. 타자들은 야마모토의 공을 건드리는 것조차 버거워했다.



무엇보다 야마모토가 보여준 임팩트는 '전설'의 반열에 오르기에 충분했다.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에서 보여준 2경기 연속 완투승은 24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선발 투수가 5이닝만 버텨도 박수받는 시대에, 그는 홀로 마운드를 지키며 불펜을 쉬게 했다.

특히 다저스가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월드시리즈 6차전 선발 등판(6이닝 1실점)과, 바로 다음 날 이어진 7차전 구원 등판(2⅔이닝 무실점)은 야마모토라는 투수가 가진 '심장'의 크기를 증명했다. 선발로 팀을 구하고, 불펜으로 우승을 확정 지었다.

월드시리즈 7경기 중 혼자 3승을 쓸어 담았다. 이 정도면 '하드캐리'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그야말로 '원맨쇼'였다.

물론 오타니의 활약도 대단했다. 투타를 오가며 랭킹 3위에 올랐고,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는 만화 같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번 가을의 주인공은 확실히 야마모토였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2위)의 미친 타격감도, 오타니의 이도류도 야마모토의 압도적인 퍼포먼스 앞에서는 빛이 바랬다.



다저스의 천문학적인 투자는 틀리지 않았다. 야마모토는 입단 후 2년 연속 팀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으며 자신의 몸값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10년 동안 1번도 하기 힘든 것이 우승이다. 야마모토는 무려 2번의 우승을 했고, 그중에 한번은 본인의 힘으로 일궈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 그대로 몸값을 일시불로 지불한 것이다.

이제 야마모토는 단순한 에이스가 아니다. 가을만 되면 미치도록 강해지는 '빅게임 피처'이자, 다저스 왕조를 지탱하는 가장 단단한 기둥이다.

무서운 사실은 따로 있다.
야마모토의 전성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는 점이다. 그는 이미 전설적인 행보를 걷고 있지만, 만약 그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세 번째 우승 반지까지 껴안게 된다면? 그때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수 중 한 명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2025년의 가을은,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계절이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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