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다녀가셨네"…성탄절 밤하늘 제주-서울 돌고 평양까지
파이낸셜뉴스
2025.12.25 10:09
수정 : 2025.12.25 10: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가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산타클로스의 한국 상공 비행 영상을 공개했다. 산타는 서울 주요 랜드마크를 지나 평양까지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NORAD는 한국시간으로 24일 오후 11시 27분경 공식 'NORAD 산타 추적'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산타가 서울에 도착해 한국 전역에 명절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며 "레이더 신호를 통해 산타 썰매의 정시 운행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썰매는 9마리의 순록이 이끌었으며 선두에는 '빨간 코' 루돌프가 위치했다. 산타가 탑승한 썰매 뒷좌석에는 선물이 가득 찬 자루가 실려 있었다.
NORAD가 공개한 경로에 따르면 산타 썰매는 이날 오후 6시께(한국시간) 북극을 출발했다. 이후 러시아 극동 우엘렌, 캄차카반도, 태평양 도서국, 오세아니아, 일본 등을 차례로 통과했다.
일본 오키나와 나하를 출발한 썰매는 약 3분 30초 만에 제주도 제주시에 진입했으며 부산과 대전을 거쳐 서울에 도착했다.
산타는 북한 평양 상공도 비행하며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배달한 뒤 중국 선양으로 이동했다.
이후 러시아 모스크바, 우크라이나 키이우, 이스라엘 텔아비브, 팔레스타인 베들레헴 등 세계 각지를 순회했다.
미국과 캐나다가 공동 운영하는 NORAD는 매년 12월 24일부터 25일까지 산타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홈페이지와 유튜브, SNS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NORAD 측은 산타가 통상 오후 9시부터 자정 사이에 도착하지만 정확한 시간 예측은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역사를 통해 확실히 아는 것은 산타는 어린이가 잠들었을 때 방문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가 깨어있다면 산타는 다른 집으로 이동한다"며 "나중에 다시 오시지만 어린이는 반드시 잠들어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1955년 '잘못 걸린 전화'가 시초... 70년 이어진 동심 지키기
NORAD의 산타 추적 이벤트는 1955년 시작돼 올해로 70년째를 맞았다. 이 전통은 냉전 시기였던 1955년, 한 백화점의 광고 인쇄 오류에서 비롯됐다.
당시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한 신문에 실린 '산타에게 전화 걸기' 광고에 NORAD의 전신인 대륙방공사령부(CONAD) 직통 번호가 잘못 기재되면서 어린이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당시 전화를 받은 해리 W. 슈프 공군 대령은 "산타가 맞느냐"는 어린이의 질문에 "내가 산타클로스다. 착한 아이니?"라고 재치 있게 응대하며 동심을 지켰다.
이를 계기로 1956년부터 CONAD가, 1958년부터는 NORAD가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산타의 가상 이동 경로를 추적해 공개하고 있다.
"썰매 연료는 당근"... 별빛보다 빠른 속도로 전 세계 일주
NORAD는 루돌프 코에서 나오는 적외선 신호를 레이더와 위성으로 포착해 위치를 파악하며, 우주 카메라로 비행 영상을 촬영한다고 설명했다.
전투기 조종사들이 비행 중 산타와 조우해 사진을 촬영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NORAD에 따르면 산타 썰매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며, 건초와 귀리, 당근을 주연료로 사용하면서도 재주입 없이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다.
썰매의 최고 속도는 별빛보다 빠르며 적재 중량은 6만t에 달한다.
이륙 중량은 젤리 사탕 7만 5000개 분량으로 묘사된다.
산타의 체중은 쿠키 섭취 전 기준 260파운드(약 118kg), 신장은 약 5피트 7인치(170cm)로 알려졌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