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29조원 주고 AI칩 경쟁 스타트업 그로크 자산·임원 안았다

파이낸셜뉴스       2025.12.25 14:43   수정 : 2025.12.25 14: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칩 제조기업 엔비디아가 경쟁 스타트업 그로크(Groq)의 자산을 인수하면서 몸집과 영향력을 더 넓히게 됐다.

23일(현지시간) CNBC방송을 비롯한 외신은 엔비디아가 그로크의 자산 200억달러(약 29조원)를 현금을 주고 인수하는데 합의했으며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고위 임원들이 합류하는 계약이라고 보도했다.

그로크는 인수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두 기업 모두 보도에 대해 논평을 하지 않았다.

이번 자산 인수 합의는 엔비디아 창업 이래 최대 규모로 그로크는 추론 기술을 엔비디아가 독점이 아닌 조건으로 라이선스로 사용하도록 합의했다고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조너선 로스 창업자 겸 CEO와 서니 마드라 사장이 엔비디아에 합류해 라이선스 기술의 발전을 지원하게 된다.

그로크는 엔비디아에 전체 자산을 내주는 것과 상관없이 계속해서 독립 기업으로 남게 되며 클라우드 서비스도 유지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 서한에서 이번 합의에 기대감을 나타내면서 그로크의 우수한 직원들이 가세하게 되나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로크는 지난 2016년 구글의 텐서프로세서(TPU) 개발에 참여한 로스를 비롯한 전직 엔지니어들이 1030만달러(약 149억원)를 끌어모아서 창업했다.

CNBC에 따르면 그로크는 IT투자업체 디스럽티브로부터 5억달러 이상을 비롯해 블랙록과 노이버거버먼, 삼성, 시스코, 알티미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이 파트너인 1789캐피털로부터도 투자를 받았다.

빅테크 기업들이 지난 2년동안 우수 AI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엔비디아는 지난 9월 AI 하드웨어 스타트업인 엔파브리카의 기술 사용 라이선스 허가와 로찬 산카르 CEO를 비롯한 임원을 끌어들이기 위해 9억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을 사용했다.

엔비디아는 또 인텔에 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오픈AI에 1000억달러(약 145조원)를 투자하는 것도 검토해왔다.

엔비디아와 그로크의 이번 합의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흔한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회사를 인수해 그 인력을 채용하는 전략인 ‘애크하이어(acquihire)’과 유사하다.

올해 메타는 초지능(AGI) 강화를 위해 데이터 라벨링 기업 스케일AI에 143억달러(약 21조원)를 투자하고 CEO 알렉산더 왕을 영입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빅테크 기업들은 소규모 기업의 핵심을 챙겨감으로써 경쟁을 미리 막으려 하는 것으로 규제 당국의 조사를 피하는 수단으로 사용돼왔다.


임원과 주요 직원들이 떠난 스타트업의 규모는 크게 작아진다.

자산운용사 번스틴의 애널리스트 스테이시 래스곤은 고객들에세 보낸 노트에서 "반독점 문제가 엔비디아와 그로크의 합의에 리스크가 될 수 있으나 이번 비독점 합의를 통해 일부 경쟁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주요 IT 기업 중 엔비디아 CEO 황과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가 가장 돈독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분석, 설명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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