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종 나왔다고 놀라지 마세요…'대장암 씨앗' 미리 없앨수 있는 기회
파이낸셜뉴스
2025.12.25 18:32
수정 : 2025.12.25 18:31기사원문
내시경 검사가 암 대비하는 확실한 방법
선종 발견해 제거하면 90% 이상은 예방
대장내시경 검사 후 "용종이 발견됐다"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순간적으로 불안해진다. 혹시 암으로 진행되는 건 아닐지 걱정부터 앞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대장용종은 조기에 발견해 제거하면 오히려 대장암을 예방한 것"이라며 지나친 걱정은 필요 없다고 말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문정락 교수는 25일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가 대장암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 이유"라고 강조한다.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족력과 유전적 요인, 육류 위주의 식습관, 음주와 흡연 등이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용종은 종류에 따라 위험도가 다르다. 과형성 용종이나 염증성 용종은 대부분 암으로 진행되지 않지만 선종성 용종은 시간이 지나면서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발견 즉시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선종성 용종이 발견됐다고 해서 곧바로 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작은 선종이 대장암으로 진행되기까지는 평균 5~10년이 걸리기 때문에, 내시경 검사 중 발견해 제거하면 대장암을 90% 이상 예방할 수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장암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검사로 꼽힌다. 5mm 미만의 작은 용종은 집게로 제거하거나 소작술로 없애며, 5mm 이상의 용종은 올가미 형태의 기구를 이용해 절제한다.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대부분 당일 귀가가 가능하다.
제거된 용종은 반드시 조직검사를 시행해 종류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확인한다. 검사 결과에 따라 추적검사 시점도 달라진다. 위험도가 낮고 완전히 제거된 경우에는 3~5년 후 대장내시경을 권장하지만, 용종의 개수가 많거나 크기가 1cm 이상인 경우, 또는 완전 절제가 불확실한 경우에는 더 짧은 간격으로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대장내시경에서 환자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과정은 '장 정결'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장을 깨끗이 비워야 하는데, 이 과정이 힘들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알약 형태 등 다양한 장 정결제가 개발돼 환자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 시술 전에는 복용 중인 약을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하며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 항혈소판제제를 복용 중인 경우에는 시술 3~5일 전 중단 여부를 상의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50세 이상 성인은 5~10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최근에는 40대 이하에서도 용종 발견 사례가 늘고 있다. 가족력이 있거나 음주·흡연, 불규칙한 식습관을 가진 경우에는 더 이른 나이에 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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