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준비, 엽산 다음은 이것”

파이낸셜뉴스       2025.12.28 14:17   수정 : 2025.12.28 14:17기사원문
그리니쉬, ‘프리컨셉션 케어’로 임신 준비 새 표준



[파이낸셜뉴스] 난임 치료 중심이었던 국내 생식의학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시술과 병원 중심에서 벗어나 임신 이전 단계부터 부부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준비하는 ‘프리컨셉션(Pre-conception)’ 케어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생식의학 헬스케어 스타트업 그리니쉬는 28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면 개편하고, 임신 준비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하겠다는 비전을 공식화했다.

새롭게 내건 슬로건은 '첫 만남을 위한 가장 따뜻한 준비'다. 난임 시술 과정에서 부부가 겪는 심리적·정서적 부담을 덜고, 임신 시도를 ‘의학적 과제’가 아닌 부부의 자연스러운 사랑의 과정으로 회복시키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리니쉬의 핵심 경쟁력은 질 내 산성도(pH) 밸런싱 기술이다. 여성의 질 환경은 일반적으로 약산성을 띠는데, 이는 외부 세균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정자의 활동성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리니쉬는 이 환경을 정자가 가장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중성에 가깝게 일시적으로 조성해 자연 임신을 위한 최적의 생물학적 조건을 만들어주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회사 측은 자체 연구개발(R&D)을 통해 해당 기술이 가임 환경 조성에 의미 있는 도움을 줄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한다. 단순한 윤활 기능을 넘어,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의 ‘사랑의 과정’을 과학적으로 보조하는 개념이다.

이번 브랜드 전략의 핵심은 타깃 고객의 확장이다. 기존 난임 환자나 병원 시술을 앞둔 부부에 국한하지 않고, 건강한 임신을 계획하는 모든 예비 부모를 주요 고객으로 설정했다.

남녀가 임신 준비를 위해 엽산을 챙겨 먹는 것이 상식이 된 것처럼, 부부 관계 시 건강한 pH 환경을 조성하는 전용 젤을 사용하는 문화를 ‘새로운 표준(New Standard)’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성인성 그리니쉬 대표는 “많은 부부들이 병원 시술 과정에서 부부 관계가 어느 순간 단순한 의료 행위처럼 느껴지는 데 큰 상실감을 겪는다”며 “그리니쉬는 병원에 가기 이전, 부부의 침실에서 시작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하고 과학적인 첫 번째 준비물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재 그리니쉬는 고기능성 마사지 젤 ‘퍼티맥스’를 통해 임신 준비 부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에는 축적된 사용 데이터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기기 인증 획득도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저출산 문제를 공통 과제로 안고 있는 일본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일본 주요 헬스케어 기업들과 현지 유통 및 기술 제휴를 위한 협의에 착수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아시아를 중심으로 프리컨셉션 케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난임 치료의 패러다임이 ‘시술’에서 ‘준비’로 옮겨가는 가운데, 그리니쉬가 제시한 프리컨셉션 케어가 임신 준비 문화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파이낸셜뉴스-서울경제진흥원 공동기획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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