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때문에 아들과 절연했다"…며느리 흉기로 찌른 시아버지 2심도 징역 3년

파이낸셜뉴스       2025.12.28 15:00   수정 : 2025.12.28 1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아들과 장기간 불화를 겪던 80대 남성이 아들의 집을 찾아가 며느리를 흉기로 살해하려다가 2심에서도 징역형을 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1부(정재오 최은정 이예슬 고법판사)는 지난달 19일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80)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 있는 아들 집에 찾아가 며느리를 7차례나 흉기로 찌른 혐의다.

예고 없이 아들의 집에 들이닥친 A씨는 아들에게 "왜 나를 차단했느냐"고 따져 물었고 아들이 대화를 거부하며 집에서 나가버리자 안방에 있던 며느리에게 "네가 시집온 이후 부자간 연도 끊어져 버렸다"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피해자의 비명을 듣고 찾아온 손자에 의해 제압됐다.

화물운송업에 종사한 A씨는 아들이 서울대에 진학한 1992년부터 자신의 월급 절반 이상을 학비·생활비로 지출하고 수천만원의 결혼 자금을 대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아들이 결혼한 뒤 불화가 쌓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아들이 감사의 말 한마디를 건네지 않고 명절 선물이나 식사 대접을 하지 않는 데 불만을 느꼈고 2021년에는 아들과 절연하기에 이르렀다.

당시에도 A씨는 새해가 됐음에도 아들 내외의 연락이 없고 전화 통화도 되지 않은데 극심한 분노를 느껴 범행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들을 양육하고 경제적 지원을 했음에도 보답을 못 받고 있다는 왜곡되고 편향된 인식과 사고를 수십 년 갖고 있던 끝에 범행에 이르렀다. 이러한 인식과 사고를 80세가 넘은 지금에 와서 개선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사람의 생명을 침해하려는 지극히 중대한 범죄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의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이 고령인 점 등을 참작하더라도 징역형 선고가 지나치게 무겁지 않다"고 설명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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