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건설현장… 10명 중 3명은 60대 이상
파이낸셜뉴스
2025.12.28 18:09
수정 : 2025.12.28 18:08기사원문
젊은층 현장기피에 고령화 가속
기능인력 11개월째 마이너스
20년 후엔 80%가 고령 근로자
28일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최근 발표한 '건설 기능인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60대 이상 비중이 29.4%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달(28.4%) 대비 1.0%p 증가한 수치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8월(29.5%)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공제회 통계를 분석하면 최근 들어 60대 이상 기능인력 비중이 30%대에 근접하고 있다. 60대 이상 비중은 지난 2020년 말에 20%대를 돌파했다. 이후 2021년 말부터 20%대 중반으로 상승했고, 올해 초반에는 26%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8월 29.5%, 9월 29.0%, 10월 28.4%, 11월 29.4% 등 최근 들어 30%대 벽마저 돌파할 기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현장이 줄면서 일손이 달리지 않는 상황"이라며 "결과적으로 젊은 층의 현장 기피가 더 심화 되면서 그 자리를 고령층이 차지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현장의 목소리는 더 절실하다. 대형 건설사에서 잔뼈가 굵은 한 공사 팀장은 "젊은이들이 아예 건설 현장을 찾지 않고 있다. 고령화가 무척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외국인 근로자들의 경우 양질의 기능공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본사 현장 관리자와의 소통도 원활하지 않아 효율성도 떨어지고 있다"며 "또 혈압 등 건강 조건이 충족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면서 인력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안전관리가 중요해지면서 현장마다 업무 전에 기본 건강체크가 일상화 돼 있다. 기본 건강 체크 단계에서 조차 통과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충권 한국건설연구원 부원장은 "현재 추세가 유지될 경우 60대 이상 건설 기능인력 비중이 10년 후에는 60% 이상, 20년 후에는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고령화로 인해 건설업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노동집약적 산업인 건설업은 타 산업에 비해 고령화의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고령 건설근로자 숙련도 향상 지원체계 구축, 외국 인력의 합리적 활용과 관리체계 구축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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