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철강 생산량 바닥 추락… 15년 만에 최저
파이낸셜뉴스
2025.12.28 18:14
수정 : 2025.12.28 18:13기사원문
年 조강 생산량 6100만t 그칠 듯
공급과잉에 보호무역 강화 지속
中 건설·부동산 회복 기대 어려워
정부 내년 철강산업 구조조정 예고
28일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조강 생산량은 500만t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감소했다.
올해 1~11월 누적 생산량 역시 5610만t으로 작년 동기 대비 3.7% 줄었다. 조강 생산량은 철강산업 전반의 흐름은 물론 중소·중견사를 포함한 한 국가 철강업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철강 경기가 침체된건 우리나라만의 얘기가 아니다. 중국은 11월 한 달에만 조강 생산량이 전년 동월 대비 10.9% 급감하면서 올해 1~11월 누적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감소했다. 독일(-9.3%), 러시아(-5.0%), 일본(-3.9%), 브라질(-1.5%)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인도(+10.3%), 미국(+3.2%), 튀르키예(+2.0%) 등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대로면 올해 전 세계 조강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2% 가량 감소할 것이 유력하다.
문제는 내년 글로벌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앞서 세계철강협회는 중국 시장의 감소폭 둔화를 전제 아래 내년 철강 생산량이 올해보다 1.3% 늘어날 것으로 지난 10월 전망했다. 하지만 중국의 건설·부동산 부문 수요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 기조까지 강화되고 있어 내년 철강 경기는 여전히 먹구름이 짙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탄소중립산업전환연구실장은 "최근 2년간 내수 부진의 여파로 철강 생산량이 급감한 가운데, 내수가 추가로 더 악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반면 뚜렷한 회복세를 기대하기도 어렵다"며 "내년에는 관세 장벽 등 각국의 보호무역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물량이 줄어들면 이는 결국 생산량 감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정부도 내년에는 석유화학은 물론 철강 산업도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K-스틸법을 토대로 한 사업재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이제 막 수소환원제철 연구개발(R&D)에 착수한 반면 중국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며 기술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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