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유럽 ‘장거리 타격·방공 능력’ 앞다퉈 키워… 공중전 주도권 탈환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2025.12.28 18:26   수정 : 2025.12.29 12:29기사원문
적의 사정권 밖 공격 능력 중요성 커져

[파이낸셜뉴스]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서구 진영이 장거리 타격능력과 방공능력의 강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은 12식 지대함 미사일 성능개량형 개발 성공에 이어 실전 배치에 나섰다. 독일도 원거리 타격 능력 강화를 위해 타우러스 공대지 순항 미사일 성능 계량 버전을 개발하고, 생산 라인 가동을 재개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새로운 방공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실전배치에 돌입한다.

28일 군과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 같은 움직임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긴장 고조로 적의 사정권 밖에서 공격하는 이른바 '스탠드오프(Stand-off)' 능력과 정밀 미사일 방어 체계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일본 방위성은 지난 19일 사거리를 연장한 개량형 '12식 지대함 유도탄 성능향상형'(12 SSM-ER, 장거리 순항미사일)의 실사격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스텔스 기능을 갖췄고 사거리는 기존 약 200㎞에서 900~1500㎞급으로 대폭 확장됐다. 한반도와 중국 동부까지 사정권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지상 발사형은 올해 말부터 내년 3월까지 규슈 지역에 선행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함정 발사형은 내년에, 공중 발사형은 오는 2027년까지 실전 배치를 목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개발과 동시에 실전 배치를 위한 양산에 돌입했음을 시사한다. 중국의 해양 확장과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사일 발사 기지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 확보가 주목적이라는 분석이다.

타우러스는 지난 2019년을 마지막으로 생산을 중단했다. 신규 생산을 재개하더라도 최소 2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최근 독일 정부는 내년부터 생산 재개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사거리를 연장하고 재밍저항성 등 성능이 강화된 신형 '타우러스 NEO' 약 600발을 도입하기 위해 20억 유로(약 3조4097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미사일 엔진 기술 협력을 위해 일본 가와사키 중공업과의 협업도 논의 중이다. 나토(NATO) 내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을 강화하고, 특히 벙커 등 견고한 표적에 대한 파괴력을 높이려는 전략적 목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프랑스·이탈리아도 차세대 방공 시스템 SAMP/T NG의 모든 기술적 준비를 완료, 내년 초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러시아와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과 탄도 미사일 등 고도화된 공중 위협으로부터 유럽 영토를 보호하기 위한 다층 방어 체계 구축 목적으로 알려졌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서방이 이런 전력 강화를 본격화하는 이유를 "드론이 전장의 전술적 변화를 주도하지만, 결국 전쟁의 종지부를 찍는 핵심 전력은 장거리 정밀 미사일이라는 점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라며 '전략적 자율성 확보'를 위한 생존 본능이라고 평가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