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리튬의 국유화 실험…코델코-SQM 대형 합작사 출범

파이낸셜뉴스       2025.12.29 06:19   수정 : 2025.12.29 06:19기사원문
칠레 국영 코델코와 민간 SQM의 리튬 개발 합작사 공식 출범
공공·민간 거버넌스를 결합한 ‘노바안디노 리튬’ 설립 구조
코델코 과반 지분 확보를 통한 국가 통제력 강화
장기 채굴권과 이익 배분 구조에서 드러난 정부 주도 모델
글로벌 리튬 시장에서 칠레 전략 변화 신호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주요 리튬 매장국인 칠레에서 전기자동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개발을 위한 대형 합작사가 공식 출범한다. 칠레 정부의 국가 리튬 전략에 따라 국영 기업이 주도권을 확보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글로벌 자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코델코와 민간 광산 기업 SQM은 각각의 리튬 개발 자회사인 미네라 타라르(코델코 측)와 SQM 살라르(SQM 측)를 합병해 신규 법인 ‘노바안디노 리튬(NovaAndino Litio)’을 설립하기로 했다.

양사는 29일(현지시간) 첫 이사회를 열고 공식 출범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코델코와 SQM은 공동 성명에서 “이번 파트너십은 공공과 민간의 협력을 제도적으로 구현한 사례”라며 “칠레 산업사에서 가장 중요한 거버넌스 결합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노바안디노 리튬은 살라르 데 아타카마(아타카마 염호)에서 리튬 탐사·채굴·생산·판매 전 과정을 담당하게 된다.

채굴은 2031년부터 본격화되며, 사업 기간은 2060년까지 약 30년에 이른다. 합작 구조상 코델코가 최소 과반의 지분을 확보해 공적 지배권을 유지하게 되며 이에 따라 칠레 정부의 리튬 생산 분야 영향력도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양사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신규 생산에서 발생하는 영업이익의 약 70%, 2031년 이후에는 85%가 칠레 정부에 귀속된다.

칠레는 볼리비아, 아르헨티나와 함께 이른바 ‘리튬 삼각지대’를 형성하는 국가로, 매장량은 전 세계 최상위권, 생산량은 호주와 함께 ‘빅2’로 꼽힌다. 리튬은 전기자동차 배터리와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가전제품 제조에 필수적인 전략 광물이다.

이번 합작은 2023년 가브리엘 보리치 정부가 발표한 ‘국가 리튬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칠레 정부는 국영 기업과 민간 기업의 협력을 통해 리튬 생산에 대한 국가 통제력을 유지하고, 가치사슬 전반에서 자국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해왔다.

다만 합병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SQM 지분 22%를 보유한 중국 톈치 리튬은 SQM 살라르의 자산 양도가 주주총회 의결 대상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1·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이후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지난달 사전 승인을 내주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코델코는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본,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리튬 개발과 이해관계가 있는 주요 국가 경쟁 당국에서도 협정 승인을 이미 확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SQM은 협력의 일환으로 마리쿤가 염호 내 모든 광업권을 코델코에 양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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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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