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일간 대장정 마친 특검...'정점' 金 구속했지만 '편파·강압 수사' 오점도
파이낸셜뉴스
2025.12.29 15:03
수정 : 2025.12.29 15:02기사원문
김건희 특검 종료로 3대 특검 마무리 구속영장 기각률 31%로 3대 특검 중 가장 낮아 온갖 제약 속에서도 수사 성과 '뚜렷'하지만 '편파·강압 수사'에 부실 수사 논란 오점으로
[파이낸셜뉴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이 180일간의 수사 대장정을 마쳤다. 특검팀은 각종 의혹의 '정점'인 김건희 여사를 구속기소하는데 성공했고, 배우자인 윤석열 전 대통령도 함께 법정에 세우는 성과를 올렸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비롯한 20명을 구속하는 등 총 66명을 재판에 넘기는 가시적 성과도 남겼다.
■ 'V0' 金, 영부인 '최초' 구속·구속기소 불명예
특검팀은 2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민중기 특검과 김형근·오정희·박상진·문홍주·김경호·박노수 특검보가 각각 혐의에 대해 직접 설명에 나섰다.
먼저 특검팀은 각종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를 포토라인에 세우는데 성공했다. 특검팀은 수사개시 한 달여만인 지난 8월 김 여사를 특검팀 사무실로 불러 11시간여의 강도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김 여사는 헌정사 최초로 전·현직 영부인으로서 구속, 구속기소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민 특검은 "대통령 배우자의 권한 남용으로 인해 대한민국 공적 시스템이 크게 훼손된 것을 여러 사건에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특검팀은 수사 초기부터 각종 의혹의 핵심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부터 조사하는 '바텀업' 수사를 진행했다. 주요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률은 31%로, 내란 특별검사팀(43%)이나 채상병 특별검사팀(90%)에 비하면 현저하게 낮은 수치다. 이러한 수사 방식이 각 피의자들에 대한 혐의를 입증하는데 주요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를 통해 특검팀은 180일간 김 여사를 비롯한 20명에 대한 신병을 확보하는데 성공했고, 66명(중복 제외)을 재판에 넘겼다.
결정적으로 특검팀은 '매관매직 의혹'과 '통일교 청탁 의혹' 등 굵직한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김 여사가 각종 금품을 수수하고 이를 대가로 현안·인사·공천 등의 청탁을 실현했다고 결론 지었다. 김형근 특검보는 "대통령 배우자가 역사책에서나 볼 법한 현대판 매관매직을 일삼았다"며 "국민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장막뒤에서 불법적으로 국정에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 '제약' 있었다지만 '편파·강압' 수사에 부실수사 비판도
특검팀은 가시적이고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지만 일부 오점도 남겼다.
먼저 특검팀은 각종 의혹으로 관련자를 재판에 넘겼지만 일부 사건에서 결정적인 김 여사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는데 실패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이 재판을 받고 있지만 김 여사의 개입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김 여사의 직접 개입을 규명하지 못한 사건은 △집사 게이트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종묘 차담회 의혹 △해군 선상파티 의혹 △대통령실 비서관 자녀 학폭 무마 의혹 △김건희 셀프 수사 무마 의혹 등으로 경찰청 국가수사본에 이첩할 방침이다.
특검 안팎의 논란도 수사 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파견검사 40명이 정부의 검찰청 해제에 반발해 '복귀 항명'을 했다. 특검팀 지휘부가 수습에 나서며 일단락됐지만, 이로인해 수사 동력이 꺾였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민 특검의 개인적 '내부자 거래 의혹'과 더불어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양평군 공무원이 '강압 수사'를 주장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며, 특검 내부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특히 수사 기간 막바지에 통일교와 연루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편파 수사 의혹'이 일며 '통일교 특검'이라는 또 다른 특검의 불씨 역할을 했다. 브리핑에서 특검팀은 해당 사안이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님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말을 아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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