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큰 사람들을 위한 ‘힙한 모자’
파이낸셜뉴스
2025.12.29 18:35
수정 : 2025.12.29 18:59기사원문
빅사이즈 볼캡 만드는 태리타운 신영웅 대표
"머리가 커 기존 볼캡 시장에서 소외된 소비자를 타깃으로 두상에 최적화된 패턴과 프리미엄 소재를 적용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20~40대 남성 타깃 프리미엄 제품 판매
국내 볼캡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사이즈 문제는 오랫동안 방치돼 왔다.
핵심 소비층인 20~40대 남성 소비자 중 상당수는 시중에서 판매 중인 볼캡이 맞지 않아 억지로 착용하거나 구매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구매력은 충분하지만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큰 사이즈 제품이 존재하지만 저가형 위주로 형성돼 있어 프리미엄 시장은 사실상 공백 상태로 남아 있다.
신 대표는 이 틈새를 공략했다. 제주 기반 브랜드 태리타운은 볼캡을 단순 패션 아이템이 아닌 '캠페인 매체'로 정의한다. 신 대표는 "제품마다 사회적 이슈를 연결하고 수익 일부를 응원금으로 환원하는 구조"라며 "제품 자체보다 메시지에 반응하는 고객층이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수익 5~10% 기부…사회에 선한 영향력
신 대표는 우선 머리둘레 문제로 기존 시장에서 소외된 소비자를 위해 모자를 제작했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의 5~10%를 기계적인 기부가 아닌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캠페인에 사용했다.
캠페인 대상은 방치견, 결식아동, 저소득층 장애인, 돌봄 청소년 등으로 다양하다.
신 대표는 이를 '기부'보다는 '응원금'이라고 표현했다. 소비자가 구매 행위만으로 응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것이다.
대표 사례는 제주 방치견 캠페인이다. '올리버'라는 이름의 캠페인 볼캡 응원금은 현재까지 12마리의 방치견 보금자리 개선에 사용됐다.
베이커리, 필아웃커피 등 카페, 제주 FC 전 수문장이던 유연수 선수, 팝아티스트 최나리 작가 등 아티스트 등과 협업한 캠페인 볼캡도 있다. 협업사 입장에서는 자사의 브랜드 메시지와 공익적 캠페인을 동시에 담은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알리는 장점이 있다.
태리타운의 대표 제품은 '서머코듀로이 재키(Summer Coduroy JACKIE)'다. 이름은 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거 재키 로빈슨에서 따왔다. 신 대표는 "편견을 넘어선 극복 의지를 차용했다"며 "수익금 일부는 청각장애인으로 구성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를 응원하는 데 사용된다"고 했다.
제주맥주 등과 협업…내년 일본 진출도
태리타운은 최근 캠페인 볼캡을 기업간거래(B2B)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재 제주 SK FC, 제주맥주, 귤메달 등 태리타운의 시작점인 제주를 중심으로 협업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아티스트 김정윤 작가와의 컬래버레이션도 준비하고 있다.
태리타운은 내년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자이니치 등 일본 사회 이슈를 반영한 로컬 캠페인 방식을 구상 중이다. 한국과 일본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부터 일본어 웹사이트 오픈을 시작으로 하반기 도쿄 팝업 스토어 등이 예정돼 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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