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 치닫던 은 가격, 돌연 폭락…"건강한 조정"

파이낸셜뉴스       2025.12.30 04:11   수정 : 2025.12.30 04: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던 은 가격이 29일(현지시간) 폭락세로 돌변했다. 금을 비롯한 다른 귀금속 가격과 함께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은 현물 가격은 9% 가까이 폭락해 오후 들어 온스당 72달러를 간신히 넘겼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하루 낙폭으로는 최대를 기록했다.

은 가격 폭락세는 금에도 영향을 미쳤다.

금 현물 가격 역시 4% 넘게 급락해 온스당 4300달러를 간신히 넘겼다.

중개인들은 이날 급락세 요인으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우선 그동안의 가파른 상승세에 따른 차익실현, 또 하나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의 마진 증거금 인상이다.

앞서 26일 CME는 29일부터 은과 금을 비롯한 다양한 금속 선물 계약에 필요한 마진 증거금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마진 증거금이 높아지면 돈을 빌려 투자하는 레버리지 투자자들의 비용이 증가하고, 비용 압박 속에 일부 투자자들은 보유 귀금속을 매각해 비중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츠의 다중자산 포트폴리오 매니저 루샤브 아민은 마진 증거금 인상과 낮은 유동성을 비롯한 기타 요인들이 “은뿐만 아니라 다른 귀금속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민은 지금의 가격 하락은 투기 뒤의 파멸적 가격 급락이 아니라 추가 상승을 위한 탄탄한 바닥 다지기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은 가격은 미국 달러화 약세, 지정학적 불확실성 고조 속에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11월만 해도 온스당 50달러였던 은 현물 가격은 이날 오전 사상 처음으로 8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상 최고를 찍은 뒤 곧바로 폭락세로 돌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은을 비롯한 귀금속에 투기적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삭소뱅크의 상품전략 책임자 올레 핸슨은 은 가격 랠리는 ‘포물선’ 형태를 띠고 있다면서 매수세가 폭발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급격하게 가팔라졌다고 지적했다. 핸슨은 이 때문에 시장이 상승세를 타면서도 마진 증거금 수준이 낮아 변동성에 취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증거금 요건이 낮아 투기세력이 유입되기 쉬었다는 것이다.

이날 금, 은 선물 가격도 급락했다.

금 내년 2월 인도분은 전거래일 대비 203.30달러(4.47%) 급락한 온스당 4349.40달러, 은 내년 3월물은 5.95달러(7.71%) 폭락한 온스당 71.25달러에 거래됐다.


백금은 내년 2월물이 356.50달러(14.39%) 폭락한 온스당 2121.00달러, 팔라듐은 내년 3월 인도분이 332.80달러(16.45%) 폭락한 온스당 1690.50달러로 주저앉았다.

산업 기초 소재로 인공지능(AI) 및 전력 인프라 구축에 핵심적인 소재인 구리 역시 내년 3월물이 0.27달러(4.60%) 급락해 파운드당 5.57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은이 각종 산업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산업재라면서 은 가격 급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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