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 5000만원 받고 1년 간 군대"…청년 군 참여 유도하는 '이 나라'
파이낸셜뉴스
2025.12.30 16:56
수정 : 2025.12.30 16: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병력 부족 문제를 겪는 영국이 25세 미만 청년을 대상으로 1년간 유급 '군 복무 체험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이는 징병제 재도입 대신 급여와 직업 교육을 연계한 체험형 제도로 청년층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려는 구상이다.
27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내년 3월부터 청년층 대상 1년 과정의 군 기초 복무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고교 졸업 후 대학 진학이나 취업을 결정하지 않은 청년층이 주요 타깃이다. 일정 급여를 수령하며 군 생활을 체험한 뒤 장기 복무 여부를 본인이 직접 결정하게 하려는 목적이다.
영국 정부는 참여자들이 단순 군사훈련을 넘어 물류, 공학, 공급망 관리, IT 시스템 운용 등 민간에서도 통용되는 기술을 습득하도록 과정을 설계할 계획이다. 문제 해결력과 팀워크, 리더십 등 직무 전이가 가능한 역량 강화에 주력했다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급여와 세부 과정은 확정 전이나 일반 신병 연봉 기준인 약 2만6000파운드(약 5000만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우선 150명을 모집해 시범 운영한 뒤 성과에 따라 규모를 1000명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젊은 세대가 군이 제공하는 기술과 훈련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며 "국방 인력 확보 방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영국군이 처한 심각한 인력난에 기인한다. 영국은 1960년 의무 복무 폐지 후 모병제를 운용 중이나 최근 10여 년간 모집 목표 달성에 실패해 왔다. 올해 10월 기준 정규군 규모는 약 13만7000명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하원 국방위원회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경우 고강도 전면전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 영국군 내 전역자 8명당 신규 입대자는 5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집권 세력이 의무 복무제 부활을 공약으로 검토할 만큼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다만 사회적 저항을 고려해 강제 징집보다는 급여와 경력 개발을 결합한 유인형 모델이 실질적 대안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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