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美 규제 완화로 中 공장 숨통...연간 장비 허가제 도입

파이낸셜뉴스       2025.12.30 17:39   수정 : 2025.12.30 17:15기사원문
美 개별 승인 대신 연간 승인 방식 전환
삼성·SK, 내년 반입계획 이미 승인 받아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내 반도체 공장에 미국산 장비를 반입할 때마다 미국 정부의 개별 승인을 받아야 하는 위기를 넘기고 연간 단위 수출 승인 제도의 도입으로 운영 차질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양사는 내년도 장비 반입 계획을 미리 확정하며 불확실성을 줄이게 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에 적용되던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를 종료하는 대신 기업이 연간 수출 장비 및 부품 목록을 사전에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일괄 허가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VEU는 개별 승인 없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수출할 수 있도록 한 예외 조항이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D램·다롄 낸드 공장이 해당 지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BIS는 지난해 8월 말 이들 세 개 중국 법인을 VEU 명단에서 제외한다고 밝혔고 해당 조치는 오는 31일부터 발효될 예정이었다.

VEU가 폐지될 경우 국내 기업들은 장비를 들여올 때마다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해 공장 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됐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해당 공장들의 연간 장비 반입 요청 건수가 약 1000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연간 허가제 도입으로 기업들은 필요한 장비 목록과 수량을 미리 제출하고 연 단위로 일괄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해당 방식은 VEU에 비해 행정 절차가 까다롭지만 개별 승인 방식 대비 예측 가능성이 높아 운영상 변수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내년 장비 반입 계획을 마련해 미국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 공장의 신규 설비 확장이나 기술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장비 반입은 여전히 금지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부담 요인이 될 전망이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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