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은 이자장사꾼?…높은 예대금리차의 이면

파이낸셜뉴스       2025.12.30 18:08   수정 : 2025.12.30 18:33기사원문
우량고객 몰리는 시중銀 달리
서민 비중 커 중금리 대출 집중
구조적 한계가 금리차 키운 셈



지방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가 소폭 줄었지만 시중은행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지방은행의 고마진 예대금리차를 두고 '이자장사'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지방은행의 구조적 한계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30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방은행 5개사(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의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평균 2.77%p로 집계됐다.

올해 2월 이후 평균 3%p를 유지하던 지방은행 예대금리차는 10월부터 2%p대로 내려온 모습이다.

지방은행 평균 예대금리차가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시중은행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35%p 수준으로 지방은행과 견줘 1%p 이상 낮다. 5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9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연말을 앞두고 수신 경쟁 강화가 예대금리차 축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방은행 내에서도 은행별 예대금리차 편차가 크다. 지난달 기준 전북은행이 6.26%p로 가장 컸고, 광주은행(3.18%p), 제주은행(1.65%p), 부산은행(1.45%p), 경남은행(1.31%p) 순으로 나타났다. 부산·경남은행은 지난 1년간 평균 1.67%p, 1.92%p로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광주은행과 제주은행은 1년간 각 사 평균 2.57%p, 2.93%p로 집계됐다.

지방은행의 예대금리차를 끌어올리는 것은 전북은행이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5%p 이상의 예대금리차를 기록하고 있다. 19개 전체 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 이 때문에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예대금리차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의 차이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은행은 이자수익을 많이 가져간다는 의미다.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은 생산적·포용금융을 강조하며 은행권의 이자장사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다만 지방은행의 높은 예대금리차를 단순한 이자장사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지방은행은 구조적 한계로 시중은행에 비해 규모의 경제가 구현하기 어렵고, 고위험 대출 비중이 커 대출금리가 높게 형성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JB금융은 '강소금융'을 표방해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전북은행은 예대금리차가 비교적 큰 이유를 "정책서민금융대출과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북은행 가계대출은 정책서민금융대출과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이 취급액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정책서민금융 취급 비중은 12%(평균금리 12.71%),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 비중은 64.8%(평균금리 10.7%)에 달한다. 포용금융을 위한 노력이 예대금리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전북은행이 취급하는 일반 담보대출 평균금리는 4.08%(취급비중 3.8%), 일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5.26%(취급비중 0.5%), 집단대출 평균금리는 3.98%(취급비중 16.4%)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chord@fnnews.com 이현정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