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대출 받으러 우체국 가는 김부장...4월부터는 말 된다

새해부터 달라지는 금융제도
불법사금융예방대출 금리 6%대로
육휴 이자상환유예 4월부터 지원
미성년자 체크카드 발급 제한 폐지

내년 1월 1일부터 농협, 수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에서 대출 중도상환수수료가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다. 이르면 내년 4월부터 은행 영업점이 없는 지역 주민들이 우체국에서 은행 대출 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불법사금융예방대출 금리는 현재 15.9%에서 5~6%대로 대폭 인하되면서 금융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이 한층 완화된다.

농협, 수협, 새마을금고 '중도상환수수료 인하'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새해부터 달라지는 금융제도'를 30일 안내했다.

우선 중도상환수수료 개편이 상호금융권으로 확대된다. 인하된 중도상환수수료는 내년 1월 1일부터 취급된 대출부터 적용된다. 조합별 중도상환수수료율은 각 중앙회 홈페이지에 공시된다. 앞서 은행, 저축은행, 신협, 보험업권은 지난 1월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중도상환수수료가 3분의 1 수준으로 인하됐다.

내년 2·4분기 중 은행 영업점이 없는 지역에서는 우체국에서 은행 예·적금 상품, 대출 상품 등에 가입할 수 있는 은행대리업 제도가 도입된다. 전국 20여개 총괄 우체국에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대출상품 판매를 시작한다. 그동안 은행 영업점이 없어 불편을 겪던 지역 주민들의 금융 접근성도 높아지게 됐다.

금융취약계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금융도 대폭 손질된다. 내년 1월 2일부터는 불법사금융예방대출 금리도 15.9%에서 12.5%로 인하된다. 대출금을 전액 상환하면 납부이자의 50%를 돌려받으면서 실질금리는 6.3%로 낮아진다. 사회적 배려대상자 대출 금리는 15.9%에서 9.9%로 내려가고, 전액 상환시 납부이자 50%를 돌려받으면 실질금리는 5%가 된다.

또 햇살론 특례보증 금리가 현재 15.9%에서 12.5%로 인하된다.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상품 4개는 '햇살론 일반'과 '햇살론 특례보증' 2개로 통합되고, 햇살론 상품은 전 금융권에서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불법사금융에서 구제받을 있는 원스톱 지원 시스템은 내년 1·4분기 구축된다. 한 번의 불법사금융 신고로 불법추심 중단, 대포통장·전화번호 차단, 수사 의뢰, 채무자대리인 선임 및 소송 구제 등이 이뤄진다.

청년미래적금, 월 50만원씩 3년 채우면 최대 2200만원

저출생 극복을 위해 본인이나 배우자의 출산·육아휴직 시 보험계약대출 이자상환유예도 내년 4월부터 지원된다. 또 어린이보험 보험료 할인과 보험료 납입 유예도 예정돼 있다.

청년층 자산형성을 돕는 청년미래적금은 내년 6월에 출시된다. 청년이 적금에 가입해 납입하면 정부가 납입액의 6%(일반형)나 12%(중소기업 취업)를 재정으로 보태주는 비과세 적금상품이다. 월 50만원씩 3년을 채우면 원금 1800만원에 정부 기여금을 더해 1908만∼2016만원을 받게 되며, 연 5% 이자를 가정하면 만기 수령액은 약 2080만∼2200만원 수준이다.

내년 1·4분기 중에 12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체크카드 발급 제한을 폐지한다. 즉, 12살 미만 미성년자는 내년 4월부터는 부모 동의 하에 본인 명의의 체크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미성년자 후불교통카드 이용 한도도 월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확대된다.

내년 1월 2일부터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연금처럼 받아 노후자금으로 쓸 수 있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도 생명보험사 19곳에서 출시된다. 또 사망자 명의 도용에 따른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사망자 명단 공유주기도 월 1회에서 일 1회로 줄이기로 했다.

은행 대출금리 산정 방식도 바뀐다. 내년 6월 말부터 은행이 대출금리를 산출할 때 각종 보증기금 출연금과 예금자보험료, 교육세율 인상분 등 법적 비용을 가산금리에 반영하는 것이 금지된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대출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mail]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