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사과"… 다시 고개 숙인 KT, 내달 13일까지 해지 위약금 면제
파이낸셜뉴스
2025.12.30 18:24
수정 : 2025.12.30 18:23기사원문
KT '정보보안 혁신방안' 발표
9월부터 해지한 고객도 소급적용
6개월간 100GB 데이터·OTT 제공
인기 멤버십 할인도 6개월간 운영
'정보보안 혁신 태스크포스' 출범
KT가 번호이동이나 가입 해지를 원하는 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2주간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KT 서버 94대가 악성코드 103종에 감염돼 이용자가 통화 도청 위험에 노출됐다는 정부 조사가 나온 지 하루 만이다.
KT 권희근 마케팅혁신본부장은 30일 서울 세종대로 KT 웨스트사옥에서 열린 '침해사고 관련 대고객 사과와 정보보안 혁신방안 브리핑'에서 "이달 31일부터 내년 1월 13일까지 2주간 계약 해지를 원하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 면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KT는 지난 11월 30일까지 개인정보 유출 의심 고객 2만여명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위약금 면제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그러나 전날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KT 서버가 악성코드 103종에 감염되는 등 보안관리 책임론이 확산되자 서둘러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환급 신청방식으로 위약금 면제 조치를 이행한다. 내년 1월 14일부터 31일까지 KT 홈페이지나 고객센터, 전국 KT 매장을 통해 환급 신청이 가능하다. 환급은 해지일·신청일에 따라 내년 1월 22일, 2월 5일, 2월 19일 등 순차 진행된다.
위약금 전면 면제 조치로 내년 KT 실적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앞서 전 가입자 위약금 면제 조치를 실시한 SK텔레콤은 이로 인한 예상 손실 규모가 3년간 7조원에 달한다는 자체 추산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가입자 이탈에 더해 고객신뢰 하락 등 무형적 손실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해킹 사고를 신고한 올해 4월 22일부터 7월 14일까지 순이탈 고객이 60만1376명을 기록했다.
KT는 내년 1월 13일 기준 전 고객을 대상으로 통신·콘텐츠·생활 관련 할인 등을 제공하는 '고객 보답 프로그램'도 시행한다.
6개월 동안 매달 100기가바이트(GB) 데이터와 로밍 데이터를 50% 추가 제공한다. 현재 운영 중인 로밍 관련 프로그램은 6개월 연장해 내년 8월까지 이어간다. 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2종 중 하나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6개월 이용권을 제공한다.
커피·영화·베이커리·아이스크림 등 생활 밀착형 제휴처를 중심으로 '인기 멤버십 할인'도 6개월 동안 운영한다. 아울러 휴대전화 피싱·해킹 피해, 인터넷 쇼핑몰 사기 피해, 중고거래 사기 피해 등을 보상하는 '안전·안심 보험'을 2년간 제공한다. 만 65세 이상 고객은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제공된다.
KT는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전사 차원의 '정보보안 혁신 태스크포스(TF)'를 띄워 보안관리 체계를 대대적으로 손본다는 방침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고객 여러분들의 큰 불편과 걱정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향후 KT의 변화하는 모습을 함께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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