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에 멍들고 금리에 치이고… 힘 빠진 '슈퍼 달러'

파이낸셜뉴스       2025.12.31 18:05   수정 : 2025.12.31 19:42기사원문



2025년 미국 달러화 가치가 2017년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하락세는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시간) 2025년 달러지수가 9.5%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달러지수는 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낸다.

올해 달러지수 9.5% 하락... 14% 뛴 유로는 1.20달러 위협


달러지수의 급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에 따른 미 성장 둔화 우려, 이로 인한 달러의 전통적인 지위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촉발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해 9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기준 금리를 낮춘 것도 달러가치 하락을 재촉했다.

달러 급락 속에 유럽 20개 나라 공동 통화인 유로 가치는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큰 상승세를 보였다. 유로는 같은 기간 14% 가까이 폭등해 유로당 1.17달러를 웃돌고 있다. 유로가 1.17달러를 돌파한 것은 2021년 이후 4년 만이다.

조지 사라벨로스 도이체방크 글로벌 외환리서치 책임자는 "지난해는 달러에 자유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최악의 한 해 가운데 하나"라며 "금 본위제를 버리고 시장에서 환율이 결정되는 자유변동환율제 도입 50여년 만에 최악의 한 해"라고 지적했다. 달러가 지난 1976년 브레턴우즈 체제(고정환율제도) 붕괴 이후 최악의 1년을 보냈다는 것이다.

트럼프 '관세전쟁' 불신 키우고 연준 금리인하로 약세 강화


달러 약세의 출발은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트럼프는 지난해 4월 미 교역상대국들에 대대적인 관세를 부과하는 조처를 취했다. 이른바 '해방의 날'이었다. 당시 달러지수는 15% 폭락하기도 했다. 특히 그의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시장이 갈피를 잡지 못해 낙폭이 컸다.

하반기에는 연준이 달러 약세를 압박했다. 2024년 12월 금리 인하 뒤 트럼프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가능성을 우려해 금리를 동결했던 연준은 지난해 9월 다시 금리 인하 시동을 걸었다. 9월을 시작으로 12월까지 세 차례 금리를 내렸다. 전년에는 1.0%p를 내렸지만 지난해는 0.75%p 인하에 그친 것이 차이점이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 등은 금리를 동결하거나 되레 올렸다.

올해에도 연준은 추가 금리 인하가 유력하다. 트럼프의 금리 인하 압력에 아랑곳 않는 제롬 파월 의장이 올 5월에 의장에서 물러나고 트럼프의 입맛에 맞는 인물이 새 연준 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0.25%p씩 세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달리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최근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달 유로존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을 높이는 한편 금리는 동결하면서 "모든 옵션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유로가 연말께 유로당 1.20달러까지 가치가 더 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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