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원화채 141조 순매수…연간 기준 사상 최대

파이낸셜뉴스       2026.01.01 15:32   수정 : 2026.01.01 17: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외국인 원화채 순매수규모가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로 올라섰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기대가 커진 데다 환율 안정, 장기 금리 하방 인식 등으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1일 코스콤CHECK에 따르면 2025년 외국인의 원화채 순매수 규모는 141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63조5000억원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직전 최대치였던 지난 2021년 119조2000억원도 훌쩍 넘어섰다.

이로써 외국인의 원화채 보유 잔액은 338조3316억원으로 연말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년 말(268조844억원) 대비 70조원 이상 증가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18년 1월 6% 수준이던 외국인 비중은 약 8년 만에 12.24%로 뛰었다.

외국인의 공격적인 원화채 매수 배경으로 WGBI 편입을 앞둔 선제적 매수와 채권 금리 하방 압력이 꼽힌다. 지난해 외국인 매수에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평가다. 기준금리 인하는 국고채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자본차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채권 금리는 오히려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적자국채 발행 확대 등 대내외 요인이 통화정책 효과를 제약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외국인은 국채선물 시장에서 순매도로 대응했다. 그러면서도 외국인들은 채권금리 상승을 대내외 변수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중장기 금리 하락 가능성을 선반영해 현물 매수를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지만, 국고채 금리는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조도 한국 채권 금리 하락 시그널로 읽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국고채 금리는 미 국채 금리와 동조화 추세가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25bp 인하했다. 실제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12월 중순 연 3.1%까지 올랐다가 연말에는 2.953%로 하락하며 상승분을 반납했다.

환율 안정 역시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최근 정부의 강도 높은 구두개입과 세제 개편, 국민연금 환헤지 가동 등으로 급등했던 환율이 진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외국인 국채선물 순매도와 환율이 금리 하락을 제약하던 부담이 완화됐다는 분석이다.

오는 4월 WGBI 편입 기대도 외국인 원화채 투자에 힘을 보탰다. WGBI는 글로벌 채권투자에서 영향력이 큰 벤치마크 지수로, 편입 시 글로벌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대형 기관의 패시브 자금 유입이 뒤따른다. 이에 외국인들이 선제적으로 한국 국채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보험사들의 채권 선도거래(본드 포워드)도 간접적인 수요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른 바 '착시효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본드 포워드는 현재 가격을 미리 확정하고 3~5년 뒤 실제 자금과 채권을 교환하는 거래로, 보험사들이 30년물 등 초장기 국채를 미래에 매입하기 위해 가격을 고정할 때 주로 활용한다. 이는 장기 금리가 더 오르기보다 내려갈 가능성(장기물 금리 하락, 가격 상승)에 무게를 투자 전략이다. 해당 거래는 외국계 투자은행(IB)와 체결되는 경우가 많아, 외국계 IB의 현물 헤지 과정에서 통계상 외국인 매수로 잡힌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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