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경기하고 춤추는 로봇…급성장하는 中 피지컬AI

파이낸셜뉴스       2026.01.01 18:23   수정 : 2026.01.01 18:32기사원문
中 '유니트리' 항저우 본사 가보니
첨단 모션제어 기술로 역동적 동작
방문객들 로봇 퍼포먼스에 감탄사
풀스택 독립 R&D·제조로 차별화
"韓과 더 많은 파트너십 기회 모색"



【파이낸셜뉴스 항저우(중국)=연지안 기자】 지난해 12월 15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국제공항에서 차로 30분 거리. 빈장구 시싱가 동류로에 위치한 유니트리(Unitree) 본사. 쇼룸에 들어서자 유니트리 로봇들이 죽 놓여 있고, 뒤편에는 유니트리 로봇의 화려한 퍼포먼스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다. 직원들이 영상 앞에서 유니트리 로봇들을 작동시키자 로봇들은 퍼포먼스를 시작했다.

먼저 복싱 장갑과 헤드기어를 착용한 두 대의 유니트리 로봇이 입장해 방어자세를 취하더니 공격을 주고받았다.

유니트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G1'이다. 연두색 글러브를 낀 선수가 상대편에 주먹을 날리자, 분홍색 글러브를 낀 상대 선수가 민첩하게 고개를 돌려 펀치를 회피했다.

이번엔 분홍 글러브 선수의 공격. 허리 높이로 치켜든 발차기에 상대가 데미지를 입고 휘청거렸지만 스스로 균형을 잡고 반격해 상대를 쓰러뜨렸다. 천장을 보며 쓰러진 상대는 바닥을 보는 자세로 몸을 돌려 일어난 후 다시 공격을 감행했다. 격투기 경기가 끝나자 이번엔 얼굴에 푸른빛 광채가 나는 또 다른 로봇이 등장한다. 그는 돌려차기를 시작으로 제법 큰 움직임으로 쇼룸 공간을 광범위하게 이동했다. 뒤편 로봇 영상과 어우러진 그의 움직임은 제법 리듬을 타며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지난달 기자가 방문한 유니트리 본사 쇼룸에서 펼쳐진 휴머노이드 로봇 퍼포먼스다.



'로봇개'부터 휴머노이드까지…피지컬AI 실험장


이날도 유니트리 쇼룸에 40여명이 방문해 질문을 던졌다. 주로 유니트리를 도입하려는 기업인과 연구직 종사자들이다. 유니트리는 H1, G1, R1, H2 등 휴머노이드 4종을 개발하고, '로봇개'로 불리는 4족보행 로봇도 4종 이상을 개발해 상용화했다.

현재 국내 일부 기업도 유니트리 모델을 사들여 피지컬AI 적용실험을 하는 중이다. AI 개발에선 국내 기업들이 앞서지만 현재는 이런 AI를 활용해 데이터를 쌓을 수 있는 로봇 하드웨어가 부족한 실정이다. 구매장벽이 비교적 낮은 데다 프로그래밍하기 쉬운 유니트리의 하드웨어 자체가 사실상 AI 테스트베드가 된 셈이다.



이날 로비에서 만난 유니트리 방문객 중 한명은 "우리 회사는 예술, 과학기술에 대한 지분투자를 하고 있다"며 "오늘 투자 프로젝트를 보러 왔다"고 말했다.

욜란다 시에 유니트리 마케팅 매니저는 "문화공연, 스포츠 경기, 복싱 경기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역동적인 실제 환경에서 로봇의 첨단 모션제어 기능을 선보인다"면서 "기업에서 온 방문객들은 모션제어 기능에 대해 가장 많은 질문을 던진다"고 말했다.

왕싱싱 CEO "1~2년내 로봇이 방 정리하고 물건 배달할 것"


유니트리의 차별화된 강점은 풀스택 독립 연구개발(R&D) 및 제조에 있다. 이를 통해 신속하게 제품을 개발하고 고성능 로봇을 제공하는 동시에 비용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실제 모터, 감속기, 인코더, 다양한 로봇 센서(카메라, 레이더 등)는 물론 다양한 로봇 알고리즘(모션제어, 인지, 내비게이션, 인공지능 등)을 독자 개발했다. 지난해 초 유니트리는 본사 인근에 공장을 건설, 자체 생산으로 반복생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신제품 생산 보안을 위해 공장 방문은 제한돼 있지만 이곳에 유니트리 직원의 절반인 500명가량이 근무 중이다. 나머지 500명은 본사에서 일하고 있다.

유니트리가 만든 휴머노이드의 강점은 여러 가지다. 기존 로봇업계가 로봇 제어방식을 유압식 구동 기반으로 만들었다면, 유니트리는 전동모터 구동 기반으로 제작했다. 전동모터는 유압식에 비해 미세한 동작까지 컨트롤할 수 있고 에너지 효율도 높다. 유니트리가 쇼룸에 로봇 격투를 시연하는 이유는 이 전동모터의 세밀한 제어력을 과시하기 위해서다.

유니트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왕싱싱 대표는 지난해 6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로봇 격투대회에서 당사의 최신 제어기술은 로봇이 정밀한 펀치부터 회전 발차기까지 복잡한 콤보 동작을 매끄러운 전환과 뛰어난 안정성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설명했다.

더 중요한 건 가격이다. 그는 초기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모델 'G1'의 가격을 9만9000위안(약 1900만~2000만원)으로 설정해 로봇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왕 대표는 "향후 1~2년 안에 로봇은 방 정리나 물건 배달과 같은 상업용 시장과 가정용 시장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종합적인 기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개발 기술, 생산 가속화…연구 생태계 확장


욜란다 매니저는 "유니트리는 대량생산을 고수하고, 핵심 부품의 수직통합을 강화하며, 휴머노이드 로봇을 더욱 저렴하고 접근성 있게 만들기 위해 설계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니트리는 이르면 이달 중국 본토에서 상장(IPO)하는 첫번째 로봇회시가 될 전망이다.
AI 인재 확보 중요성을 언급한 바도 있는 유니트리는 재능 있고 유능한 AI 전문가들의 합류도 기대하고 있다.

유니트리는 새해 주요 사업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로봇과 AI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과 더 많은 파트너십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유니트리 관계자는 "한국은 로봇 및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중요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이미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저희 로봇을 적용하는 많은 고객이 있다"며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더욱 엄격한 표준화, 더욱 폭넓은 실용화, 그리고 혁신을 촉진하고 더 많은 로봇 연구자를 유치할 수 있는 더 개방적인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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