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벌판이 인도 車 중심지로… 한국판 혁신이 일군 기적

파이낸셜뉴스       2026.01.01 18:28   수정 : 2026.01.01 18:28기사원문
인도 제조업 혁신 이끄는 기아
현지공장 7년간 車생산 150만대
9개 차종 동시에 만드는 유연성
오래 걸리는 도장은 로봇이 담당
'기아=프리미엄車' 인식 자리잡아



【파이낸셜뉴스 아난타푸르(인도)=김준석 특파원】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Sustainable mobility solutions provider that enriches lives).'

지난해 12월 29일 인도 남서부의 중심도시 벵갈루루에서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난타푸르의 기아 공장. 눈길 닿는 곳마다 붙어 있는 이 슬로건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자부심과 변화를 통해 미래를 이끌겠다는 기아 인도의 다짐을 상징한다. 현지 직원은 "우리는 단순한 차량 판매사업을 넘어 삶을 바꾸는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한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난타푸르 공장은 미국·중국·멕시코·슬로바키아와 함께 기아를 상징하는 핵심 생산기지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기아 글로벌 판매의 약 9%를 이곳에서 생산했다. 이미 주요 생산·판매 거점으로 부상한 아난타푸르 공장은 2019년 양산을 시작해 생산능력을 30만대에서 현재 43만대까지 끌어올렸다. 생산기지 규모가 무려 축구장 303개 크기다.

작은 시골 도시였던 아난타푸르는 기아 공장이 생기면서 3만명 이상이 양질의 일자리를 새롭게 얻었다. 인근 지역 부동산 가격도 무려 20~40배나 올라 기아의 성장과 더불어 커가고 있다.

■다차종·로봇 공정으로 판도 변화

기아는 2019년 인도 진출 이후 4년이 채 안되는 기간에 누적 생산 10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150만대를 넘어섰다. 진입장벽이 높아 '글로벌 완성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인도 시장에서 굉장히 이례적인 성과다.

배경에는 유연생산 전략이 있다. 공장 관계자는 "9개 차종을 동시에 생산하는 세계 최대 수준의 다차종 유연생산 체계"라고 설명했다.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함께 만들어내며 시장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덕분에 현지에서 판매 순위를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

로봇이 투입된 생산공정 역시 기아의 강점이다. 자동차 생산공정에서 가장 오래 걸리는 도장공정에는 105대의 로봇이 투입돼 일을 한다. 일부 로봇에 문제가 발생해도 다른 로봇이 작업을 분담하는 '로봇 디그레이드 모드'를 운영, 도장공장의 직행률(결함 없이 통과하는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97.8%에 달하는 것도 자랑이다.

■함께 성장하는 기아 인도

그러나 기아 인도의 핵심 자산은 '사람'이다. 특히 타 경쟁사 대비 촘촘한 교육과정과 직원들의 재교육은 현지 업계에서 기아만의 장점으로 정평이 나 있다.

공장 관계자는 "수시로 직급·직무별 재교육이 이뤄지고 있고, 인도 직원들의 참여율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기아 요다(힌디어로 전사라는 뜻)'라는 우수 엔지니어 경연제도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자기계발을 이끌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와의 공조체계와 15개 협력사와의 동반진출을 통한 끈끈한 협력 관계도 인도 차 시장에서 기아의 위상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아 협력사로 기아 공장에서 5㎞ 떨어진 지역에서 도어트림과 범퍼 등 주요 제품을 생산 중인 서연이화 관계자는 "기아만 보고 왔기 때문에 기아 인도법인 관계자는 물론 협력사 주재원 간 관계가 매우 끈끈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기아는 인도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뉴델리 인근 구루가온에 위치한 기아 딜러숍 관계자는 "기아의 차량은 인도에서 사회적 위치를 나타내는 프리미엄 차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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