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하려 떠났더니 거주 요건 미달?"... 호주 쇼트트랙 김효진, '올림픽의 꿈' 멈추나
파이낸셜뉴스
2026.01.04 08:00
수정 : 2026.01.04 08:14기사원문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앞두고 시민권 거부 통보
"호주 내 훈련 불가해 해외 나갔는데"...
16일 엔트리 마감 '초읽기'
[파이낸셜뉴스] 호주 쇼트트랙 역사상 드물게 등장한 '월드클래스' 재목이 정작 자국 행정 절차에 가로막혀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한국 출신으로 호주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김효진(24)의 이야기다.
김효진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호주 시민권 신청이 최종 거부됐음을 알렸다.
문제의 핵심은 '훈련 환경'과 '거주 요건' 사이의 딜레마였다. 김효진 측에 따르면 호주 이민국은 그녀의 잦은 해외 체류를 시민권 거부의 사유로 들었다. 그러나 선수 입장은 단호하다. 쇼트트랙 불모지인 호주에는 국제대회 경쟁력을 갖출 만한 전문 링크와 훈련 시스템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김효진은 "호주엔 국제 수준의 훈련 환경이 없어 오랜 기간 해외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나는 호주의 유일한 여자 쇼트트랙 선수로서 지난 수년간 호주를 위해 헌신했다"고 항변했다. 호주의 국기를 달고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선택한 해외 전지훈련이, 역설적으로 호주 국적 취득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 셈이다.
한국에서 쇼트트랙 유망주로 꼽혔던 김효진은 2019년 대학 재학 중 호주 유학을 선택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후 호주 국가대표로 선발된 그녀는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자력으로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7월 영주권을 취득한 뒤 시민권 심사까지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과는 냉혹했다.
시간은 김효진의 편이 아니다. 각국 빙상연맹은 오는 16일까지 ISU에 올림픽 최종 엔트리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ISU는 23일 국가별 쿼터를 최종 확정한다. 남은 시간은 보름 남짓. 이 기간 내에 호주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나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김효진의 땀방울은 물거품이 된다.
김효진은 "시간이 촉박하지만 끝까지 싸우겠다. 설령 올림픽에 나가지 못하더라도 나의 이 억울한 상황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호주 체육계 안팎에서도 인재를 보호하지 못하는 경직된 행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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