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문제 다 풀었어요"… 잠든 교실 깨우는 ‘AI 파트너’
파이낸셜뉴스
2026.01.06 18:17
수정 : 2026.01.06 19:59기사원문
<상> 교사가 말하는 AI 활용 현장은
저마다의 속도로 맞춤문제 학습
답 찍는 학생들 줄어 교실 활력
교사는 심층 피드백·교감에 집중
현장 "가이드라인 필요" 목소리
서울시교육청 등 종합계획 세워
디지털리터러시 등 기초소양 지원
인공지능(AI)은 이제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닌, 우리 아이들의 일상이자 학습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급변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평가받으며, 교사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교육계의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이에 본지는 교육 현장에서 추진 중인 AI 교육 정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 교실의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3회에 걸친 기획 기사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이는 서울 염광고 이동근 교사가 지난해 2학기 때 진행한 수학 수업을 묘사한 것이다. AI는 교사의 단순 반복 업무를 줄여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할 수 있는 '인간적인 시간'을 확보해주고 있다. 이로 인해 개별 맞춤형 학습을 실현하는 동시에 교사의 설계와 가이드 역할을 더욱 정교하게 만드는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AI가 바꾼 수업 풍경
6일 AI 활용 선도교사들에 따르면, AI가 학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하며 교실의 패러다임을 혁신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동근 교사는 AI가 학생의 손글씨 풀이를 인식해 즉시 채점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교사는 "학생들이 직접 공부하는 척하거나 졸 수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업 참여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도 안 되게 문제를 찍던 아이들이 줄어들고, 저마다의 속도로 학습에 몰입하는 교실이 현실화됐다"고 덧붙였다.
가동초 백인규 교사는 "학생들이 게임 형태의 앱으로 기초를 다지고 AI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자기주도적 능력을 키운다"며 "교사는 분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개인 지도를 받는 듯한 인상을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한영중 김두일 교사는 과학 수업에서 AI가 복잡한 데이터 분석과 해석을 하는 데 활용했다. 그는 "실험 결과를 그래프로 그리고 표에 넣는 단순 행위에 머물던 해석의 수준이 AI를 통해 입체적으로 변했다"고 강조했다. AI가 제시하는 패턴 분석은 학생들이 막연하게 느끼던 과학적 개념을 선명하게 이해하도록 도왔다.
■지식 전달 넘어 '전략가'로
교사들은 AI가 경감해준 행정적 시간을 학생과의 정서적 교감과 심층 피드백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술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교사의 주도권이 전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두일 교사는 "중학생 시기에는 AI 결과를 맹신할 위험이 있다"며 "개념 학습 강화 후 AI를 파트너로 활용하는 '인지적 단계'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는 무분별한 의존을 막기 위한 교실 내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확산을 위한 과제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디지털 기기 과의존에 대한 학부모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윤리 교육과 안전한 관제 시스템 운영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백인규 교사는 "교사 개인의 선도를 넘어 학교 전체가 교육 과정을 공유하고 안전한 활용 환경을 구축하는 확산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동근 교사는 "기술 숙련도보다 중요한 것은 디지털 수단으로 학생과 소통할 '아날로그적 고민'"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AI 시대의 공교육은 기술의 편리함 위에 교사의 정교한 '스캐폴딩(학습 구조화)'이 얹어질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격차 없는 AI 주인 키울 것"
서울시교육청은 이와 관련해 최근 '초중고 AI 교육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모든 학생이 격차 없이 AI 시대의 주인으로 성장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모든 학생의 AI 기초 소양 및 윤리 교육을 강화하며, 올해 초5·중2·고1 학생 3만명을 대상으로 AI·디지털 리터러시 진단검사를 시행키로 했다.
또 교사가 AI를 안전하게 활용하도록 오는 2월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배포한다. 이와 함께 맞춤형 교수학습 플랫폼 'SEN스쿨'과 연계해 2027년까지 AI 서·논술형 평가지원시스템 '채움아이'를 전체 학교에 확산함으로써 교사의 평가 부담을 줄이고 개별 성장을 지원할 방침이다.
교사 전문성 강화도 핵심 과제다. 올해부터 '1교 1명 AI·에듀테크 선도교사'를 양성하며, 매년 2만명 이상의 교원에게 300여 과정의 맞춤형 연수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AI교육센터'를 설립해 서울대, 연세대 등 대학과 연계한 심화 프로그램으로 AI 핵심 인재 양성에도 적극 투자키로 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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