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쿠바 원유 수출로 미국 불똥 튀나
파이낸셜뉴스
2026.01.07 04:14
수정 : 2026.01.07 04: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멕시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분노에 직면할 위험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멕시코가 마약 카르텔과 쿠바에 대한 석유 수출이라는 ‘눈엣가시’ 2개로 인해 트럼프의 경제, 무역 제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멕시코, 쿠바 석유 생명줄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멕시코가 지난해 베네수엘라를 제치고 쿠바 최대 석유 공급국이 됐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미국으로 압송한 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을 손보겠다고 다시 다짐한 가운데 멕시코가 트럼프의 쿠바 역린까지 건드리고 있어 조짐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3일 마두로를 압송한 뒤 멕시코 마약이 미국에 유입되는 것에 대해 “뭔가 해야만 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그는 아울러 쿠바 정권의 모든 이익은 베네수엘라 석유에 있었다면서 마두로가 축출됨에 따라 쿠바 정권도 붕괴 직전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쿠바 정권 붕괴 시나리오는 멕시코로 인해 삐걱거리게 됐다. 멕시코가 지난해 쿠바 석유수출을 대거 늘렸기 때문이다. 그 덕에 쿠바는 베네수엘라에서 들어오는 석유가 끊겼지만 버틸 수 있게 됐다.
석유시장 분석 업체 케이플러(Kpler)의 원유 리서치 애널리스트 빅토리아 그라벤보거는 “쿠바의 베네수엘라 원유 수입은 줄어들고 있지만 멕시코가 쿠바의 주요 원유 공급국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멕시코는 지난해 쿠바에 하루 평균 1만2284배럴을 수출했다. 2024년에 비해 쿠바로 수출한 석유가 56% 폭증했다. 멕시코 석유는 쿠바 원유 수입의 약 44%로 비중이 높아졌다.
반면 오랫동안 쿠바에 가장 많은 석유를 수출해왔던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하루 평균 9528배럴을 수출했다. 쿠바 전체 원유 수입의 34%에 그쳤다.
베네수엘라는 이미 2024년부터 쿠바로 보내는 석유 물량을 대폭 줄였다. 2023년에 비해 63% 적은 물량을 수출했다. 지난해 수출 규모는 2024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트럼프 분노에 직면하나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최대 무역 상대국인 멕시코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미국의 외교정책 목표와 행동을 같이해 지역 내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멕시코는 자국의 쿠바 석유 수출이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마두로를 축출하고 쿠바의 석유 수입을 차단하겠다고 나선 트럼프는 멕시코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멕시코와 쿠바의 관계는 오래됐다.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혁명을 일으킨 초창기부터 멕시코는 쿠바를 지원해왔다.
멕시코는 석유 수출 외에도 엄청난 규모의 쿠바 출신 의사들을 자국 내에 고용하고 있다. 트럼프가 이를 쿠바의 노동 수출 계획이라고 비판했지만 이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트럼프의 위협에 잘 대응하며 수위 조절을 해왔다. 트럼프가 원하는 마약 카르텔 두목들을 추방해 미국 법정에 세우도록 했고, 불법 이민자들이 멕시코와 미국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가는 것도 통제했다.
그러나 셰인바움 대통령은 5일 미국의 마두로 체포를 비판하며 미국과 각을 세웠다. 그는 이런 행동은 21세기 국제 관계의 토대가 될 수 없는 이례적인 행위이자 침공이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그는 마약 카르텔 소탕에 미국이 군사적으로 지원하겠다는 트럼프의 제안도 거듭 거부했다.
미국 내에서는 서서히 멕시코의 쿠바 지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카를로스 기메네스, 마리오 디아즈-발라트, 마리아 엘비라 살라자르 등 쿠바계 미 공화당 하원의원 3명이 멕시코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백악관도 이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의 서반구 담당 수석 부차관보 캐서린 듀홈은 지난달 의회에 출석해 멕시코를 비판했다. 멕시코 셰인바움 정부가 미국의 목표와 반하는 행동을 자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듀홈 부차관보는 멕시코가 쿠바에 대한 입장을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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