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로주의'에 무너진 남미 교두보… 中 '일대일로' 직격탄
파이낸셜뉴스
2026.01.07 18:08
수정 : 2026.01.07 18:08기사원문
美 영향권 놓인 베네수엘라 정권
80兆 차관-석유 상환 구조 위기
中 국영은행 불법채무 떠안을 판
국영석유기업은 매각 기로에 서
에너지 안보전략 송두리째 흔들
■中 국영은행 채권 증발 공포
7일 외신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개발은행(CDB) 등 중국 국영 정책은행들은 최근 베네수엘라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 중국이 2007년 이후 베네수엘라에 제공한 차관 규모는 약 600억달러(약 87조원)로 추산된다.
빅터 시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미국이 주도하는 새 정권하에서 서방 채권자들이 우선순위를 점하게 되면 중국 채권자들은 심각한 지급 불이행(디폴트) 위험에 직면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미 압박을 받는 중국 국영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에 치명타가 될 수 있으며 일대일로 사상 최대 규모의 부실화 사례가 될 수 있다.
마가렛 마이어스 미 인터아메리칸 다이얼로그 소장도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에너지 안보와 지정학적 영향력을 동시에 확보하려 했지만 이번 사태로 그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처지"라며 "'중국 자본을 믿다가는 미국의 물리적 실력 행사에 직면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됐다고 분석했다.
실물 경제 충격은 에너지 부문에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는 8일께 엑슨모빌, 셰브런, 코노코필립스 등 미국 석유 메이저 경영진과 만나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 재건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들어가 18개월 안에 석유 시설을 정상화할 수 있다"면서 베네수엘라 유전 운영권을 미국 주도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산 초중질유를 국제 유가보다 배럴당 10~20달러 낮은 가격에 들여와 수익을 올려온 중국 산둥성 일대의 민간 정유사, 이른바 '티팟' 업체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현재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량의 상당 부분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지만 미국이 유통과 운영을 장악할 경우 중국이 누려온 '정치적 할인'은 종료된다.
에너지 분석업체 벤텍은 "중국 민간 정유사 가운데 일부는 베네수엘라산 원유 의존도가 최대 40%에 달한다"면서 "공급선이 미국 통제하에 들어가 가격이 현실화되면 산둥성 정유 단지 가동률 하락과 함께 중국 내 아스팔트·연료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값싼 원유 공급원 상실한 중국
지정학적으로는 중국의 에너지 안보 전략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는 서반구에서 중국·러시아 등 외부 세력을 완전히 몰아내고 미국의 패권 하에 두겠다는 '돈로주의'를 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마두로 정권과 합작해 베네수엘라 유전에 지분을 보유해온 중국 국영 석유기업 CNPC 역시 지분 축소나 강제 매각 가능성은 시간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트럼프가 미국 석유 기업들의 베네수엘라 진출을 독려하기 위해 정부 보조금 지원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점은 중국 자본을 밀어내겠다는 의지가 정책적으로 뒷받침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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