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죄송해요, 전 뛰어야겠습니다"... '부상' 꼬리표 지워버리려는 김도영의 과감한 도전
파이낸셜뉴스
2026.01.11 09:00
수정 : 2026.01.11 09:20기사원문
이범호 감독 "부디 제발 건강만..." 신신당부
김도영 "도루 없으면 난 아무것도 아니야... 몸 사릴 생각 없다" 정면 돌파 선언
[파이낸셜뉴스] "제발 건강하게만 돌아와 다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과 심재학 단장이 출국하는 '보물' 김도영에게 건넨 말은 우승도, 타격왕도 아니었다. 오직 '건강'이었다.
팬들의 심장을 다시 한번 쥐락펴락할 '폭주' 선언이었다.
9일 인천국제공항, WBC 캠프지인 사이판으로 향하는 김도영의 표정에는 비장함이 감돌았다.
지난 2025년은 그에게 악몽 그 자체였다. 2024년 MVP의 영광이 채 가시기도 전에 찾아온 두 번의 햄스트링 파열. 고작 30경기 출전. 그라운드보다 재활군에 머문 시간이 더 길었던 '잊혀진 천재'의 시간이었다.
모두가 "이제는 제발 뛰지 마라", "안타만 쳐도 된다"고 말린다. 재발 위험이 높은 햄스트링 부상 탓에 KIA 팬들은 그가 1루로 전력 질주만 해도 가슴을 졸인다. 과거 APBC에서도 주루플레이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쳐 재활을 한 전력도 있다.
하지만 김도영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도루가 없다면 난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부상이 무서워 몸을 사리거나 플레이를 위축시킬 생각은 절대 없다"고 못 박았다. 감독의 '안전 운전' 지시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자신의 야구 본능인 '스피드'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위험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김도영은 긴 재활 터널을 지나오며 야구 기계처럼 몸에 배어있던 감각들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타격 메커니즘부터 사소한 습관까지, MVP를 만들었던 공식이 머릿속에서 지워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는 이 '백지상태'를 오히려 기회로 삼기로 했다. "남들은 내 몸을 못 믿겠지만, 나는 나를 100% 믿는다"는 말에는 오기마저 느껴졌다.
8월부터 미친 듯이 몸을 만들었고, 잃어버린 감각은 바닥부터 다시 쌓아 올리겠다는 각오다.
2026년, 김도영은 다시 뛴다. 브레이크를 밟으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그는 엑셀을 밟겠다고 선언했다.
이것이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지, 아니면 팬들을 또 한 번 울릴 무모한 도박이 될지. 사이판으로 향하는 그의 뒷모습에 KIA 팬들의 시선이 위태롭게 꽂히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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