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티슈 변기에 그냥 버리셨나요?” 하수관 뚫는데 세금 1000억, ‘일회용품 규제 필요’

파이낸셜뉴스       2026.01.13 11:15   수정 : 2026.01.13 14: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물티슈 규제 필요성 논의가 재점화되면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규제 여부를 다시 살펴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뉴시스에 따르면 기후부가 물티슈 규제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향후 정책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전날 국회입법조사처의 '물티슈 환경 문제 해소를 위한 입법적 검토' 보고서가 물티슈를 규제 대상 일회용품에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한 데 대한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현재 물티슈가 화장품법상 '인체 세정용 화장품'으로 분류돼 자원재활용법에 따른 일회용품으로 규제받지 않는다며, 이로 인해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물티슈의 주 원재료는 플라스틱 계열 합성 섬유로, 재활용이 불가능한데도 폐기물 부담금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는 것이다.

물티슈는 특성상 물에 녹지 않아 하수관 내 기름때와 결합해 거대한 오물 덩어리인 '팻버그(fatberg)'를 만든다. 실제로 하수처리장 스크린 공정에서 발생하는 협잡물의 80~90%가 물티슈로 확인되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비용도 상당하다.

전국 하수관로 유지관리비는 연간 2500억원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물티슈 투기로 인한 긴급 준설과 펌프 고장 수리에만 매년 1000억원 이상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이러한 점들을 바탕으로, 자원재활용법 개정을 통해 물티슈를 규제 대상으로 명확히 하고, 폐기물 부담금 부과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폐기물 부담금은 유해 물질을 함유하고 있거나, 재활용이 어렵고 폐기물 관리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제품·재료·용기의 제조·수입업체에 폐기물의 처리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다.

보고서는 "생산자는 제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으면서도 정작 그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 처리 비용은 전혀 부담하지 않지만 사후 복구에 필요한 천문학적인 비용은 공공기관과 일반 국민이 전적으로 떠안는 불합리한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물티슈가 일상생활에서 생필품으로 사용되는 만큼 폐기물 부담금 등 규제 수단을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앞서 기후부 전신인 환경부가 물티슈에 대한 규제를 검토해 입법예고까지 진행했으나, 업계 부담을 고려해 사용 제한 대신 폐기물 부담금 부과 방식으로 규제 방향을 선회한 바 있다.


이후 환경부는 연구용역 등을 통해 물티슈의 폐기물 부담금 대상 포함 여부를 살펴봤으나 대체재가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규제 검토를 중단한 바 있다. 폐기물 부담금이 도입될 경우 비용 부담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기후부 관계자는 이번 물티슈 규제 필요성 논의에 대해 "정부 내에서 검토를 하다가 대체재가 마땅치 않으니 쉽지 않다고 여겨 검토를 중단한 거 같은데 이번 기회에 다시 봐야 될 거 같다"며 "폐기물 부담금을 부과하게 되면 가격 인상 요인이 될 수 있어 관계 부처와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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