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횡성 행정구역 통합 제안과 반발, 무엇이 문제인가
파이낸셜뉴스
2026.01.28 10:23
수정 : 2026.01.28 10:23기사원문
전국적 광역 통합 바람 속 원주·횡성 '동상이몽'
'거점 도시 도약' 대 '농어촌 특례 사수' 팽팽
실질적 생활권 통합이냐 정체성 소외냐 기로
【파이낸셜뉴스 원주·횡성=김기섭 기자】전국적으로 대구·경북특별시, 전남광주특별시 등 광역 행정구역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원주시가 횡성군에 기초자치단체 간 통합을 전격 제안했다. 원주시는 정부의 광역화 기조를 기회로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횡성군은 지역 정체성 상실과 실질적 혜택 축소를 우려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원주시는 정부와 강원특별자치도에 광역 단위에 준하는 파격적인 재정 지원과 규제 완화 인센티브를 기초단체 통합에도 적용해 줄 것을 건의했다.
반면 횡성군은 '흡수 통합'에 따른 부작용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대학입시 농어촌 특별전형 혜택과 건강보험료 감면 등 횡성군민이 누려온 실질적 복지 혜택이 통합 시(市) 전환으로 인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반대의 핵심이다. 행정 주도권이 원주로 집중되며 횡성이 소외될 수 있다는 정서적 거부감도 큰 상황이다.
이에 대해 원주시는 이미 두 지역이 시내버스로 연결되고 추모공원을 공동 이용하는 등 '단일 생활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통합 인센티브를 지역내 횡성의 의료와 교통 인프라에 집중 투자해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횡성군 측의 반응은 싸늘하다. 횡성군의회와 지역 사회단체 등은 "원주시의 필요에 의해 횡성을 들러리 세우는 격"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횡성군 관계자는 "단순히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할 문제가 아니며 9개 읍면 주민들이 쌓아온 자치권과 지역 정체성을 훼손하는 통합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등 고질적인 갈등 해결이 선행되지 않은 채 진행되는 통합 논의는 진정성이 떨어진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전국적인 초광역 통합 흐름 속에서 원주와 횡성이 마주한 갈등은 향후 대한민국 행정체제 개편의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양측이 갈등을 넘어 진정성 있는 접점을 찾아낸다면 강원특별자치도가 꿈꾸는 미래산업 글로벌 도시로 나아가는 추진력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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