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울음소리에 덜컥 송금… AI에 속았다

파이낸셜뉴스       2026.02.01 17:53   수정 : 2026.02.01 17:53기사원문
자녀 납치 빙자 보이스피싱

10대 자녀를 둔 40대 엄마 A씨(피해자)는 평일 오후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자녀는 전화에서 "엄마 이 사람이 때렸어. 술 취한 사람이 때렸다"며 울었다.

A씨는 "지금 어디야?"라고 자녀의 현재 위치를 물었지만 자녀는 "지금 차 안에 있다"고만 대답할 뿐이었다.

그 때 보이스피싱범이 "위치를 알려주면 경찰에 신고할 거니까 나중에 알려줄 것"이라며 "애를 해칠 생각 없으니까 좋게 해결하려고 전화한 것"이라고 했다.

보이스피싱범은 "애가 발로 차서 내 핸드폰 액정이 망가졌다. 수리비만 보내주면 더 이상 때리지 않고 내려주겠다"며 "당장 돈을 보내라"고 압박했다.

자녀의 우는 목소리에 이성적 판단을 하기 어려웠던 A씨는 "지금 어디있냐, 학원이냐"고 계속 물었지만 보이스피싱범은 통화 상태에서 핸드폰 수리비 50만원을 입금할 것을 반복해서 요구했다.

금융감독원은 자녀 납치를 빙자한 보이스피싱 사기가 성행하고 있다며 1일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부모에게 전화를 건 보이스피싱범이 자세한 상황 설명 없이 자녀와 통화하도록 하고 자녀의 우는 목소리를 들려주며 공포를 조장하는 수법이다. 이 때 자녀 울음소리는 인공지능(AI)으로 조작한 '가짜'다. 울음소리는 발음이 불분명하고 사람마다 차이가 크지 않아 부모조차 당황한 상황에서는 실제 자녀 목소리를 판단하기 어려운 점을 악용한 것이다.

보이스피싱 사기범은 △자녀가 욕을 했다거나 △자신의 휴대폰 액정을 망가뜨렸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피해자 자녀를 납치했다며 술값이나 수리비 등 금전을 요구한다.
일반적 보이스피싱과 달리, 소액 송금을 요구하면서 단시간에 범죄를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금감원은 이런 경우 AI를 악용한 보이스피싱을 의심하라고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단 전화를 끊고 자녀에게 직접 전화하거나 필요시 자녀 학원에 연락해 자녀의 위치와 안전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면서 "특히 사기범이 전화를 끊지 못하게 하는 경우 무조건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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