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라더니 중국산 재조립…코로나 특수 악용한 60대 징역형
파이낸셜뉴스
2026.02.03 00:00
수정 : 2026.02.03 00:00기사원문
국내 허가·인증 못 받은 체온계 판매
공급 대금 명목 2억원 편취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유행으로 체온계 수요가 늘어나자 중국산 온도계를 재조립해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의료기기 업체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정성화 판사)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 노모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노씨는 2020년 4월 16일 본인 사무실에서 전자제품 제조·판매업 B사의 운영자인 하모씨에게 해당 제품이 A사가 제조한 국내산 체온계라고 기망한 뒤 1년간 B사에게 약 100만개를 공급하는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날 하씨는 의료기기 도소매업체 C사 대표 유모씨에게 "우리 기술로 개발한 국산품이고 곧 생산에 들어간다고 하니 A사에 가서 직접 확인하고 계약하자"고 제안했고, 이튿날인 4월 17일 두 사람은 A사 회의실에서 노씨의 주도하에 B사가 C사에게 체온계 2만개를 13억6000만원에 파는 계약을 맺었다.
C사는 계약금으로 6회에 걸쳐 B사에 4억800만원을 송금했으며, 이 중 B사는 체온계 공급 대금 명목으로 A사에 2억원을 보냈다.
계약 체결 현장에서 노씨는 직접 체온 측정 시연을 한 뒤, 포장 박스에 새겨진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표기를 보여주며 "모든 인증은 다음 주 물건을 인도하기 전까지 나올 것이므로 해외 수출은 물론 국내 판매에도 아무 제약이 없다. 체온계 2만개를 다음 주까지 만들어 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당시 A사는 2만개를 약속한 기일 내 생산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으며, 해당 제품 역시 국내법에 따른 의료기기 허가나 인증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A사는 이미 2020년 3월경 다른 부품 제조업체를 통해 똑같은 제품을 판매하였다가 국내 유통이 불가능한 사실이 탄로나 반품 조치당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노씨 역시 앞서 2023년 11월 사기죄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노씨가 30여년간 의료 및 병원 기기 제조·판매업을 하는 회사를 운영했음에도 코로나 시국에 체온계를 급박하게 구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기회로 본인의 능력을 벗어나는 계약을 해 대금을 지급받았다"며 "범행 경위 및 내용, 편취 규모를 고려했을 때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으며 피해 회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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