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회계부정 지시자, 5년간 상장사 임원 자격 박탈”

파이낸셜뉴스       2026.02.04 12:00   수정 : 2026.02.04 12:00기사원문
회계·감사 품질 제고방안 발표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고의로 회계부정을 주도하거나 지시한 실소유주 및 임원에 대해 최대 5년 동안 상장사 임원직에서 퇴출하는 강력한 시장 격리 조치를 도입한다. 또한 감사 품질 등을 희생하며 감사 시간을 현저히 줄인 ‘저가 수주’ 회계법인에는 감사인 교체 명령과 감리 착수 등 강도 높은 페널티를 부과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4일 제3차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회계·감사 품질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연내 시행을 목표로 관련 법률 개정안을 올 상반기 내 국회에 제출하고, 시행령 및 규정 개정 작업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품질 제고방안의 핵심은 회계부정 책임자에 대한 인적 제재 강화다. 앞으로 고의적 회계부정을 저지른 임원뿐 아니라 공식직함 없이 배후에서 부정을 지시한 실소유주 등에 대해서도 최장 5년간 상장사 임원 취업 및 선임을 제한한다.

기존에는 회계부정 적발 시 해임 권고 조치를 내렸으나, 조치 전 사임하거나 계열사로 재취업하는 경우를 막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금융위는 외부감사법 개정을 통해 상장사에 대해 해당 임원의 선임 금지 명령을 내리고,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1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당국은 감사 품질 저하의 주범으로 꼽히는 ‘저가 수임 경쟁’에도 제동을 걸었다. 금융당국의 데이터에 따르면 상장사 평균 감사 투입 시간은 2022년 2458시간에서 2025년 2348시간으로 매년 감소 추세다.

앞으로는 표준감사시간 등 합리적 기준보다 현저히 적은 시간을 투입한 감사인에 대해 감사인 교체(지정) 및 감리 착수 등 페널티를 부과한다. 부실 감사를 사실상 묵인한 피감 기업에 대해서도 재무제표 심사 및 직권지정을 통해 회계부정 여부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비상장사에 대한 감시망도 촘촘해진다. 최근 3년 이내 최대주주가 3회 이상 변경됐거나, 일정 규모 이상 임직원 횡령·배임이 발생한 대형 비상장사(자산 5000억원 이상)는 앞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외부감사인을 강제 지정받게 된다.

회계법인 간 품질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 체계도 전면 개편된다. 기존에는 자산 2조원 이상 대형 상장사 감사는 소위 ‘빅4(삼일·삼정·안진·한영)’가 속한 ‘가군’ 회계법인만 독점했다.

정부는 감사 품질 평가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한 중견 회계법인을 대상으로 ‘특례 가군’ 지위를 부여해 대형 상장사 감사를 수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
동시에 투자자 보호를 위해 손해배상능력 요건을 기존보다 상향 조정한다.

대형 회계법인 내부의 독립적 감시를 위해 외부전문가가 과반수(위원장 포함) 참여하는 ‘감사품질 감독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해 파트너 중심의 폐쇄적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회계·외부감사 제도는 자본시장의 신뢰를 지탱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부실감사, 회계부정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되 품질 관리에 투자하는 법인은 확실한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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