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장면 담아내기 위해 '건축 기획'부터 '시공'까지
파이낸셜뉴스
2026.02.05 11:44
수정 : 2026.02.05 15:32기사원문
20대 창업 직원 7명 둔 건축디자이너 김명진 브레인힐스 대표
[파이낸셜뉴스] "여행과 경험은 결국 하나의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브레인힐즈는 단 하나의 장면을 담아내기 위해 건축 기획과 시공 전 과정에서 세세한 부분까지 최선을 다합니다."
지난 4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파이낸셜뉴스 편집국에서 만난 김명진 브레인힐즈 대표(39)는 이같이 말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회사를 운영한 지 벌써 15년됐다"며 "그간 국내에서는 물론 싱가포르와 독일 등 국제어워드에서 몇 차례 수상했다. 우리가 디자인하고 설계한 건축물이 지역사회에서 주목받을 때 뿌듯함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브레인힐즈는 공간·건축 디자인 회사다. 실내건축 단종 면허를 보유하고 있고, 건축사무소를 자회사로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건축 기획부터 공간 설계, 조형 연출까지 한 번에 컨설팅이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김 대표는 "브레인힐즈는 '뇌로 이루어진 협곡'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회사 구성원 중 고체역학 전공자를 포함해 건축·패션디자이너·자동차디자니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있다. 이들의 뇌가 하나로 엉켜 협업한다는 의미에서 회사 이름을 브레인힐즈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브레인힐즈는 지역 특징을 살려 여러 건축물을 디자인해왔다. 부산 서면 1번가 장덕장어, 부산 수영구 남천동 '드 노리타' 건물, 서울 광진구의 건국대 앞 화개장터 건물 리모델링 모두 브레인힐즈 작품이다. 최근에는 부산을 찾는 외국인관광객들의 포토존으로 유명한 해운대블루라인파크 청사포 '만남의 광장' 지붕을 바다의 특성을 살려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맡기도 했다.
브레인힐스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26~2028년 부산디자인 선도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현재 유행하는 건축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며 "요즘은 개성을 중시하는 편이다. 누가 봐도 이 건축은 특정한 작가 또는 어떤 회사가 작업했는지 알아볼 정도로 각자의 개성이 강한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찬중 작가가 건축한 울릉도 지역의 코스모스 호텔 건물에 큰 감명을 받았다. 신소재를 잘 활용한 사례"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 대표는 사회공헌활동에도 열심이다. 모교인 동서대와 산학협력으로 후배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인공지능(AI) 관련 학과 학생들과 공간˙건축 디자인에 AI를 접목하면 어떤 시너지가 발생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성과도 있었다. 연구 내용을 활용해 실제 작업 환경에 적용했다. 건국대 인근 상권에서 AI로 영상을 만든 뒤 그 영상을 공간 디자인에 접목해 소비자들에게 전달했다.
김 대표는 "사실 AI가 지금보다 덜 알려졌던 시기에 디자인 업계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며 "이후 챗GPT 등 생성형 AI가 주목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이를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디자인분야 특성화로 유명한 동서대를 졸업했다. 제품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졸업 작품으로 자신이 디자인한 자동차를 선보여 학내에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에 감동한 당시 동서대 총장이 그를 꼭 안아주기도 했다.
김 대표는 졸업 전 SKY모바일 디자인팀에 입사, 모바일 디자이너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자동차 디자이너 최지선 대표의 제안으로 국내 슈퍼카 프로젝트에 합류, 자동차 디자이너로 활동을 이어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동서대 대강당에서 강사로 나서 학생들 상대로 강의도 진행했다.
그는 "자동차 디자인은 미학, 공학, 법규, 생산 공정이 동시에 작동해야 하는 고난도의 설계 영역"이라며 "자동차 구조를 완벽히 이해하고 설계해야 하므로 지금까지 쌓은 경험만으로 작업을 진행하기 벅찼다. 하지만 여러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조형에 대한 책임감과 구조적 사고를 할 수 있었다"고 자부했다.
김 대표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가구 디자이너 작가로도 활동했다. 그는 자동차 용품 제조 브랜드 '스코젠'을 설립해 제품을 직접 기획˙디자인˙양산하는 일을 해왔는데, 퇴근 후 디자이너스 파티라는 커뮤니티에서 금속과 나무 가공법을 익히며 전문 지식을 넓혔다.
김 대표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아버지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의 부친은 부산시 공무원 출신으로 재직 당시 건축물의 감리 업무를 맡았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설계도 그의 손을 거쳤다. 김 대표는 "아버지가 하는 일을 보면서 자동차 디자이너 꿈을 키웠다. 친형도 자동차를 좋아해 레이싱 선수가 됐다"며 "저는 단순히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을 넘어 이를 본 시민이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장치를 설계하는 것을 지향하고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huni@fnnews.com 백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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