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학회 “12차 전기본에 대형원전 2~4기·SMR 2기 이상 포함해야”
파이낸셜뉴스
2026.02.05 11:33
수정 : 2026.02.05 11: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인공지능(AI) 확산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 수급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추가 원전 건설 계획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학계는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병행 확대해야 중장기 전력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성민 한국원자력학회 회장(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은 지난 4일 세종에서 열린 ‘SMR 기술 및 국내외 개발 동향’ 강연에서 “12차 전기본에는 대형원전 2~4기, SMR은 최소 2기 이상 포함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대형원전 2기는 기본이고, 4기까지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SMR은 설계 특성상 홀수 배치도 가능해 2~4기 수준으로 이해해달라”며 “미래 전력 수요 증가와 전원 구성의 안정성을 고려하면 이 정도 규모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표준화된 모듈을 공장에서 대량 생산할 수 있어 현장 공사를 최소화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기존 대형원전 대비 건설 기간을 3~4년 단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원격·자동화 운영이 가능해 발전량 대비 운영 인력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학회는 SMR의 안전성에 주목한다. 원전 사고는 열 제거 실패로 발생하는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역시 노심이 녹는 ‘멜트다운’이 원인이었다. SMR은 출력 대비 표면적이 커 자연적인 열 방출에 유리해, 작은 그릇이 큰 그릇보다 빨리 식는 것과 같은 원리로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노심 출력 자체가 작아 사고 발생 시 방출 가능한 방사성 물질의 양도 제한적이다. 대형원전의 전기출력이 1000~1500㎿e 수준인 데 비해, SMR은 300㎿e 이하다.
정용훈 KAIST 신형원자로연구센터 소장(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은 “냉각 시스템의 기본 개념은 대형원전과 동일하지만 구조가 단순하다”며 “복잡성이 줄어들면 고장 가능성과 실패 확률도 함께 낮아진다. 작기 때문에 오히려 강점을 갖는 것이 SMR”이라고 말했다.
학회는 SMR이 재생에너지 확대 국면에서 전력 계통 안정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양광과 풍력은 탈탄소 전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발전량 변동성이 크고 간헐적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SMR은 탄력적인 운전이 가능해 기저 전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낮 시간 태양광 발전량이 급증하면 SMR이 출력을 낮추고, 발전량이 줄어들면 다시 출력을 높여 전력 계통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실제로 SMR은 하루 동안 출력을 100%에서 20%까지 낮췄다가 다시 100%로 끌어올리는 **‘일일 부하추종운전’**이 가능하다. 시간 단위로 환산하면 분당 5% 수준의 고속 출력 변동도 가능하다.
이정익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기후위기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비교적 안정적인 전원 확보가 중요하다”며 “재생에너지 공급의 불확실성을 완화할 수 있도록 SMR을 포함한 전원 구성이 미래 전기본에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자력학회는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현재 정부가 수립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SMR과 추가 대형원전 건설 계획을 구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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