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대국 프랑스, 농산물 무역적자…쇠락 징표인가

파이낸셜뉴스       2026.02.07 03:43   수정 : 2026.02.07 03: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농업 대국 프랑스가 약 10년 만에 농산물 순수입국으로 전락했다. 비옥하면서 광활한 농지를 갖춘 프랑스가 농산물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았다.

유럽 최대 농업국 프랑스의 경쟁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프랑스 세관 통계를 인용해 프랑스 농산물 무역흑자가 3년 연속 감소한 끝에 결국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농산물 수입이 수출보다 3억유로(약 5188억원) 많았다.

미국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강세 속에 프랑스 농산물 가격 경쟁력이 약화한 반면 커피,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등 일부 수입 농산물 가격이 상승한 것이 주된 배경이다. 또 프랑스 농업 수출을 이끄는 밀이 2024년 작황 부진으로 인해 지난해 수출을 압박했다.

농산물 수출이 고전한 것과 달리 수입은 6년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농산물 수입은 9% 늘어난 197억유로(약 34조원)에 이르며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국립통계경제연구소(INSEE) 선임 이코노미스트 도리안 루셰는 문제는 내년에는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이런 일시적인 요인이 아니라 프랑스 농업 부문의 구조적인 취약성이라고 우려했다.

루셰는 “프랑스는 한때 농업 부문에서 비교우위가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이 사라졌다”고 경고했다. 그는 후계자가 없어 농장주가 은퇴하면 문을 닫고, 기르는 가축 수도 줄어드는 프랑스와 달리 이웃 국가들은 생산 품질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농산물은 수십년 동안 무역흑자를 유지하며 항공, 명품과 함께 프랑스 경제를 지탱한 기둥이었다.

그러나 루셰는 더 이상 이는 당연한 것으로 간주할 수 없다면서 전세계의 식료품 수요가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농업은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높은 관세도 프랑스를 압박하고 있다.

범위를 넓혀 고급 와인과 증류주가 포함된 농식품 교역에서는 지난해 소규모 흑자를 내 2억유로를 벌었다. 그러나 이 또한 2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전년 대비 50억유로 줄어든 규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샴페인, 코냑을 비롯한 프랑스 주류에 200% 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하는 등 무역갈등이 고조된 것이 주된 배경이다. 지난해 4분기 와인, 증류주 수출은 반토막이 났다.

농민들도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농산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지출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트랙터를 몰고 수도 파리 등에서 몇 달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연료, 비료, 에너지 등 비용이 폭등하는 가운데 농산물 소매 가격은 비용도 충당하지 못할 정도로 낮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의 불만은 유럽연합(EU)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남미 농업대국들로 구성된 메르코수르와 무역합의에 이르면서 폭발했다.


농업은 프랑스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약 1.3~1.7%, 고용 비중은 전체 노동 인구의 약 2.5%에 불과하지만 농기계, 운송, 화학비료, 거대한 식품 가공산업 등 연관 부문까지 합치면 규모가 크다. 식품 가공 산업은 프랑스 제조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경제난 속에 재정 긴축으로 복지를 줄이는 프랑스가 안전판 역할을 했던 농업 부문에서 구조적인 문제를 겪으며 추락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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