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에서 녹는 한우 갈비찜… 밀라노 선수촌에 퍼진 '미친 밥 냄새'

파이낸셜뉴스       2026.02.07 13:00   수정 : 2026.02.07 13:00기사원문
"물 붓자마자 치이익~"… 알프스 추위 녹인 '갓 지은 밥맛'
야들야들 갈비찜에 쫄깃한 스지… 입안에서 녹는 '보양식 열전'
"이탈리아까지 가서 전 부친다"… 현지 홀린 고소한 '기름 냄새'
차가운 빵 대신 뜨끈한 국물… 첫날부터 182개 '전량 완판'



[파이낸셜뉴스] 토요일 오후 1시. 주말 점심 메뉴를 고민하고 있을 시간이지만, 지구 반대편 이탈리아의 시계는 이제 막 치열한 아침을 지나고 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과 함께 우리 선수단의 '금빛 질주'를 위한 연료 주입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영하의 알프스 설원에서도 갓 지은 밥 냄새를 피워 올리는, 일명 '밀라노 K-급식 작전'이다.

대한체육회는 대회 개막일인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오는 22일까지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리비뇨 등 3개 거점에서 급식지원센터 운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급식 작전의 핵심은 '온기(溫氣) 사수'다. 체육회는 예산 22억 원을 투입해 사상 처음으로 '발열 도시락'을 전격 도입했다.

원리는 군대 전투식량과 비슷하지만, 퀄리티는 '호텔급'이다. 도시락 용기 하단의 줄을 당기거나 물을 부으면 특수 발열체가 작동해 순식간에 뜨거운 증기를 뿜어낸다.





경기 일정이 불규칙하고 툭하면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산악 지역 특성상, 선수들은 늘 차갑게 식은 샌드위치나 딱딱하게 굳은 밥을 먹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부터는 해발 2,000m 고지대에서도 "호호" 불어가며 먹는 뜨끈한 갈비찜과 제육볶음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메뉴판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체육회는 현지 식재료 조사를 통해 질 좋은 소고기 부위를 대거 확보했다. 훈련으로 지친 근육과 관절 회복을 돕는 '도가니탕'과 '스지(소 힘줄) 찜'은 물론,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불고기, 매콤한 제육볶음이 매 끼니 식탁에 오른다. 설날에는 떡국과 모듬전까지 제공될 예정이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배송 첫날이었던 6일, 밀라노(45식)·리비뇨(23식)·코르티나담페초(23식)에 파견된 우리 선수단 전원이 도시락을 신청해 총 182식이 완판됐다. 현지 음식에 적응하느라 고생하는 대신, 믿고 먹는 'K-집밥'을 택한 것이다.



이날 밀라노 센터를 찾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직접 위생 장갑을 끼고 도시락 포장에 나섰다.
유 회장은 "선수들을 직접 뒷바라지한다는 '엄마의 마음'으로 첫 도시락을 쌌다"며 "우리 선수들이 든든한 밥심으로 알프스를 녹이는 뜨거운 경기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주말 점심, 당신의 식탁에는 무엇이 올라와 있는가. 비록 몸은 한국에 있지만, 오늘만큼은 우리 선수들이 먹는 메뉴처럼 든든하고 따뜻한 한 끼를 챙겨 드시길 권한다. 한국인의 힘은 역시 밥심에서 나오고, 그 기운은 이탈리아까지 전해질 테니 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