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돈자랑이라면 얼마든지” SK하이닉스 직원 ‘기부 인증’이 불러온 기적

파이낸셜뉴스       2026.02.07 11:35   수정 : 2026.02.07 13: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 직원의 뜻깊은 ‘돈자랑’이 직장인들의 기부 릴레이로 이어지고 있다. 보육원 기부 사연이 화제가 되며 직장인들이 기부금을 보태기 시작한 것이다.

"돈답게 쓴 기분" 보육원에 기부했던 하닉 직원


‘기부 릴레이’는 SK하이닉스 직원 A씨가 지난달 3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오늘 자랑 좀 할게. 나 돈 좀 쓰고 왔다"며 “내 인생에서 가장 현명한 소비를 하고 왔다”고 적은 데서 시작했다.

A씨는 "학창시절이 너무 힘들어서 그때 취업하고 자리 잡으면 꼭 고아원에 기부도 하고 맛있는 거 사 서 보내준다고 다짐했는데, 그거 이루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며 세종시 영명보육원에 기부한 사연을 전하고 피자 10판과 과일, 간식 등 자신이 사서 전달한 물품들의 사진을 인증했다.

그는 "지금까지 아등바등 살았는데 오늘 처음으로 돈을 돈답게 쓴 기분"이라며 "혹시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으면 한번 도전해보라. 남에게 베푼다는 게 꼭 부자들만 하는 건 아니더라"고 기부를 권했다.

"보육원에 도서관 리모델링, 백원 천원이라도" 2탄 올려


이 글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화제가 됐고, 일부 언론에 보도되며 더 큰 화제가 됐다. 이에 A씨는 지난 3일 ‘오늘 자랑 좀 할게. 나 돈 좀 쓰고 왔다 2탄’이라며 “조용히 혼자 하려고 했는데, 보육원에서 얘기를 듣다보니까 이슈가 된 김에 아이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되고 싶어 글을 쓰게 됐다”고 다시 글을 올렸다.

A씨는 “보육원 원장님과 통화를 했는데, 현재 애들이 쉴 곳이 마땅치 않아서 학업보다는 핸드폰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더라”며 “그래서 아이들에게 도서관을 리모델링해 주려고 모금 활동을 하시는데 진전이 없나보다. 나 혼자 감당할 수준이 아니라서 백원 천원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면 아이들에게 좀 더 빠르게 휴식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염치 불고하고 또 글을 남긴다”고 적었다.

“아내와 얘기해서 추가 기부를 허락받고, 아이들에게도 올해 받은 세뱃돈을 기부하는 게 의미있지 않을까 싶어 얘기해볼 생각”이라는 A씨는 “내 마음 같아서는 여름에는 애들이 시원하게 쉬면서 책도 보고 공부하며 꿈을 키워가길 바라는데, 5월까지 기부금을 모아보고 만약 부족하면 내가 휴가를 빼서 인테리어 업체 안 쓰고 반셀프 인테리어로 발품 팔아서 개별 업자들에게 견적 받고 진행할 생각”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직장인들 기부 이어져... 보육원 원장 "벌써 1900만원, 감사합니다"


A씨가 새로 올린 이 글은 곧바로 다시 화제가 됐고, 댓글로 ‘기부 인증 릴레이’가 이어졌다. 블라인드는 자신이 다니는 회사 이메일 계정으로 인증을 받아야만 가입과 글 작성이 가능한데, 대한항공·NC소프트·NH농협은행·KCC·한국조폐공사·브로드컴 등 다양한 회사의 직장인들이 보육원에 기부금을 보내고 ‘인증샷’을 올리며 기부에 동참했다.



이러한 ‘기부 릴레이’ 덕분에 영명보육원의 모금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A씨는 “며칠 사이에 많은 분들이 후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원장님께 감사 편지가 와서 첨부한다”며 “이제 절반 가까이 왔다. 도서관 리모델링하면 이름도 넣어준다고 하니 다 같이 보육원에 족적을 남기자”고 기부를 독려했다.

이권희 영명보육원 원장은 A씨를 통해 전달한 편지에서 “우리 보육원은 오랜 역사와 함께 2020년 신축 건물로 이전했으나 건물 내 숙소 외에는 아동을 위한 공간이 없어 아이들이 온종일 방에 머물러 있거나, 컴퓨터 게임이나 핸드폰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늘 안타까운 마음이었다”며 “그래서 지난해 12월부터 ‘우리 아이들에게 도서관을 만들어주세요’라는 슬로건으로, 4000만원 목표로 모금을 시작했다”고 모금 배경을 밝혔다.

이어 “그런데 너무나도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최소 2년은 걸리겠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1900만원이 모였다”며 “지난 며칠간 80여명의 천사 같은 마음이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어주셨다. 너무도 고맙고 감사하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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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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