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는 알바, 본업은 300억 모델?"... 넘어지자 본색 드러난 구아이링 논란
파이낸셜뉴스
2026.02.08 12:00
수정 : 2026.02.08 12:54기사원문
예선 1차 시기 '꽈당' 위기... 2차 시기서 '클래스' 증명하며 2위 통과
"연수입 338억 중 상금은 1억뿐"... 中 네티즌 "모델이 본업이냐" 비아냥
뇌출혈 부상에도 "쇼 하지 마라" 악플... 금메달로 싸늘한 민심 돌릴까
[파이낸셜뉴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설원 위에 '대륙의 요정'이 나뒹굴었다. 중국인들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던, 동시에 그토록 미워하는 구아이링(22·중국명 구아이링)이 예선 첫판부터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 일어섰다.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슬로프스타일 예선. 구아이링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시작은 불안했다. 1차 시기에 나선 구아이링은 첫 번째 트릭 도중 균형을 잃고 설원에 강하게 충돌했다. 점수는 고작 1.26점.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받아들기 힘든 참혹한 성적표였다.
이 순간, 중국 현지 커뮤니티는 술렁였을 것이다. 최근 그녀를 향해 쏟아지던 "훈련 부족이다", "돈 버느라 운동 안 했다"는 비난이 현실화되는 듯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클래스'는 위기에서 빛났다. 2차 시기에 나선 구아이링은 언제 넘어졌냐는 듯 완벽한 공중 동작과 안정적인 착지를 선보이며 75.30점을 기록, 전체 2위로 가볍게 결선에 안착했다.
그녀가 결선에 올랐음에도 중국 내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은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천문학적인 '돈'과 '정체성' 문제다.
최근 포브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구아이링의 지난해 수입은 약 2310만 달러(한화 약 338억 원)에 달한다. 전 세계 여성 스포츠 선수 중 4위다. 문제는 이 수입의 구조다.
순수하게 스키 실력으로 번 상금은 10만 달러(약 1억 4천만 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99%인 2300만 달러는 루이비통, 빅토리아 시크릿 등 명품 브랜드 광고료다. 중국 네티즌들이 "스키 선수가 아니라 모델이 본업", "중국 국적을 이용해 돈만 벌어간다"고 비아냥거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녀를 향한 중국의 불신은 생각보다 깊다. 구아이링은 지난 1월 엑스게임 도중 뇌출혈로 5분간 의식을 잃고 쇼크 상태에 빠지는 생사가 오가는 부상을 당했다. 이 여파로 하얼빈 아시안게임 출전을 포기했다.
일반적인 선수라면 동정론이 일었겠지만, 구아이링에게는 "성적 부진이 두려워 꾀병 부린다"는 악플이 쏟아졌다. 오죽하면 그녀가 직접 병원 진단서와 엑스레이를 공개하며 해명해야 했을 정도다. "미국에선 미국인, 중국에선 중국인"이라는 그녀의 모호한 태도가 자초한 업보인 셈이다.
구아이링은 아버지가 미국인이고, 어머니가 중국인이다. 미국 국가대표 선수였으나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귀화를 선언해 충격을 줬다. 그리고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하며 일약 중국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 했다. 하지만 그 이후 미국에서의 체류 시간이 길어지는 등 중국에서는 돈을 벌고 미국에서 산다는 비판과 비난 꾸준히 이어져왔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구아이링은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할 기회를 잡았다. 오는 9일 밤 펼쳐지는 결선에서 그녀는 대회 2연패이자, 3관왕(빅에어·하프파이프·슬로프스타일) 도전을 향한 첫 단추를 꿴다.
오성홍기를 달았지만 여전히 '검은 머리 외국인' 취급을 받는 1200억 소녀. 과연 그녀는 금메달로 싸늘하게 식은 대륙의 민심을 다시 돌려놓을 수 있을까.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