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兆' 에너지고속도로 사업 '초읽기'…HVDC 수주전 불붙었다
파이낸셜뉴스
2026.02.09 16:30
수정 : 2026.02.09 20:53기사원문
2030년까지 7개 구간 조기 추진
기술 인증·포설선 확보 경쟁 치열
LS전선·대한전선 HVDC 주도권 경쟁
[파이낸셜뉴스] 신재생에너지 전력망 구축을 위한 11조5000억원 규모의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이 올해 상반기 본격화되면서 수주를 위한 전선·전력업계의 '물밑작업'도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7개 구간의 초고압 직류 송전(HVDC) 인프라 조기 완공을 예고한 가운데, 업계는 기술 인증부터 시공 인프라, 포설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서해안 HVDC 프로젝트는 500킬로볼트(kV)급 해저케이블, 변압기, 직류 배전반 등 핵심 장비의 기술 인증이 필수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LS전선과 대한전선이 전선 부문 1단계 사업의 유력 후보로 꼽힌다.
LS전선은 생산부터 시공까지 HVDC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며 전 세계 30여개국 100여건의 HVDC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강점이다. 자체 개발한 전선 모니터링 기술은 전선 고장 위치를 빠르게 식별할 수 있어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LS그룹의 해저케이블 시공 자회사 LS마린솔루션은 신규 포설선을 앞세워 서해안 HVDC 에너지고속도로 등 국내 전략사업은 물론 유럽·북미 해상풍력 및 초장거리 해저망 구축 수요에 본격 대응할 방침이다.
대한전선 역시 포설선 선제 투자를 통한 시공 역량을 앞세워 대항마로 떠올랐다. 포설선은 바다 밑에 '전력 고속도로'를 까는 전용 시공선으로 HVDC를 설치하기 위한 핵심으로 꼽힌다. HVDC 기술 역량 만큼이나 이를 실제로 현실화하기 위한 시공 역량 역시 사업 수주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9월 HVDC를 생산하는 해저2공장 착공,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며 2028년 초 상업 운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500kV급 해저케이블 개발도 오는 9월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HVDC 사업은 기술력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시공 대응 능력이 핵심"이라며 "포설선 확보나 해외 기업과의 컨소시엄 구성 등도 경쟁력 확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변압·배전 업계도 분주...1단계 사업 상반기 설계 착수
전선이 고속도로라면, 전력 변환과 제어 기술은 신호등과 관제센터 역할을 하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변압기·배전기업들 역시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의 주요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다.
LS일렉트릭은 직류 송전 기반 신기술을 실제 공장에 구현해 실증에 돌입했다. 이번에 공개한 저압용 폐쇄형 무정전 절체 시스템(CDPS)은 상용 전원과 발전 전원을 0.1초 이내에 자동 동기화해 무정전 전환이 가능하다. 특히 데이터센터와 스마트팩토리 등 고신뢰 전원이 요구되는 시설의 전력 안정성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공간 효율을 극대화한 모듈형 저압 배전반도 선보였다. 고객 맞춤형 구성으로 다양한 수요에 대응 가능한 이 제품은 차세대 스마트 배전반 시장 공략을 겨냥했다.
일진전기는 정부 주도의 500kV급 전압형 HVDC 변환용 변압기 국산화 개발 과제에 참여해 기술 확보에 나섰다. 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과 함께 개발을 진행하면서 서해안 HVDC 인프라 구축 수요를 정조준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서해안에너지고속도로 사업 중 먼저 서남권 재생에너지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는 핵심 송전 인프라 구축에 본격 착수한다. 1단계 사업인 '새만금~서화성' 구간(총 220㎞)에 대해 올해 상반기 중 설계 용역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전력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해양조사 병행이 필요하다고 판단, 설계 전문업체와 해양조사·측량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수급(분담이행)' 방식으로 용역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해저선로 설계에는 해저지형 조사 등 정밀 해양조사가 필수"라며 "설계사 1곳과 해양조사사 1곳이 참여해 공동 수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시공 계약은 기술력과 안전성, 생산 역량, 경제성 등을 종합 고려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해안 고속도로 사업의 일부 구간은 기자재 조달 방식 변경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해외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해저케이블과 같은 핵심 기반 시설은 국제입찰이 제한되지만 일부 구간에 대해선 비용 등을 고려해 예외를 설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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