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덤핑 관세는 보호수단"… 작년 조사 신청 13건 역대 최다

파이낸셜뉴스       2026.02.08 18:52   수정 : 2026.02.08 18:52기사원문
무역제재 실태는
보호무역주의·불공정 무역 확산
자국 이익위해 무역구제 조치 활용
무역위 조사 절반 예비판정 결정

정부가 반덤핑 관세 제도를 손보는 데는 글로벌 통상 질서가 보호무역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세계무역기구(WTO)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중심으로 교역 문제를 바라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은 현재의 교역 체제에서 무역구제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8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많은 국가가 자국 이익을 위해 불공정 무역에 대한 무역구제 조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불공정 무역에 대응하기 위한 무역구제 조치 중 하나인 반덤핑 조사 건수는 매년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2020년 미국은 89건, 인도는 92건의 반덤핑 조사를 시행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총 355건의 반덤핑 조사가 이뤄졌다.

특히 2024년에는 총 368건의 반덤핑 조사가 실시돼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 65건을 비롯해 인도 81건, 브라질 37건, 유럽연합(EU) 29건 등 주요 국가들이 반덤핑 조사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덤핑 수입, 수출 제한 등 불공정 무역 확산 속에서 한국에서도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한 산업계의 무역구제 제도 활용이 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정부에 반덤핑 조사를 신청한 사례는 13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13건 가운데 9건이 중국 기업에 대한 반덤핑 조사 신청이었고 EU 기업 3건, 일본 기업 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무역위원회가 지난해 반덤핑 조사를 개시한 사건은 10건이다. 제품별로는 철강·비철금속 기타 제품이 4건으로 가장 많았고, 화학 제품이 3건으로 뒤를 이었다.

무역위가 조사를 벌인 10건 중 5건에는 예비판정이 내려졌다. 나머지 5건에 대해서는 현재 반덤핑 조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무역위는 현대제철이 일본과 중국의 탄소강 및 합금강 열간압연 제품에 대해 신청한 반덤핑 조사에서 덤핑 수입으로 인해 국내 산업에 실질적 피해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들 제품에 28.16∼33.57%의 덤핑방지관세 부과 예비판정을 내렸다.

무역위는 한화솔루션이 제기한 폴리염화비닐(PVC) 페이스트 수지(PSR) 수입재에 대해서도 최대 42.81%의 덤핑방지관세 부과 예비판정을 내렸다. 이를 바탕으로 독일 비놀릿 및 관계사 제품에 42.81%, 프랑스 켐원 및 관계사에는 37.68%, 노르웨이 이노빈 유럽 및 관계사에는 25.79%, 스웨덴 이노빈 트레이드 및 관계사에는 28.15%의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결의했다.

최첨단 산업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견제가 이뤄졌다.

무역위는 지난해 HD현대로보틱스 신청으로 일본 업체 2곳과 중국 업체 3곳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진행해 덤핑 수입과 국내 산업 피해 간 인과관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고 21.17∼43.60%의 잠정 덤핑방지관세 부과를 결의했다.

HD현대로보틱스가 덤핑 조사를 요청한 품목은 4축 이상 수직 다관절형 산업용 로봇으로, 자동차 차체 조립·용접, 물류 포장·자동 분류, 금속 절단·드릴링 등에 사용되는 첨단 제품군이다.
덤핑 사실이 인정된 기업은 야스카와, 화낙 등 일본 업체 2곳과 ABB엔지니어링 상하이, 쿠카로보틱스 광둥, 가와사키 중공업 등 중국 업체 3곳이다.

이 외에도 무역위는 태국산 섬유판에 대해 덤핑으로 국내 산업에 피해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11.92∼19.43%의 잠정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는 등 국내산업 보호 조치를 결정했다.

조현욱 한남대 무역물류학과 겸임교수는 "미국에서는 모든 관세 정책을 동원하고 있고, EU와 중국, 한국에서도 반덤핑이 중요해졌다"며 "WTO 체제에 속한 국가들에는 반덤핑 관세가 보호 수단이자 합법적인 수단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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