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 연임 '의결요건' 높이고 사외이사 임기 '3년 단임'으로 줄인다
파이낸셜뉴스
2026.02.08 18:52
수정 : 2026.02.08 18:52기사원문
지배구조 선진화 TF '윤곽'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 연임 시 주주의 결정력을 키우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외이사가 장기간 연임하면서 지주 회장의 '참호' 역할을 한다는 지적에 사외이사 임기도 3년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다만 주주 권한 확대가 외국인 주주의 영향력 강화와 단기 성과에 초점을 둔 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에서는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시 주주총회 의결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금융지주 회장은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단독 후보를 추천하면 주총에서 발행주식의 4분의 1, 출석주식의 2분의 1 찬성의 일반결의로 의결한다. 금융당국은 이를 상법상 특별결의 요건인 발행주식의 3분의 1, 출석주식의 3분의 2 등으로 높이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그간 일반결의로 연임이 결정되면서 사실상 10명 내외의 사외이사가 연임 여부를 좌우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주주의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을 도출한 것이다.
사외이사의 독립성·투명성 강화방안 중 하나로 논의되는 '사외이사 3년 단임제'도 이사의 업무성과 제약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행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사외이사 임기는 최장 6년,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9년이다. 금융당국은 주주 권한 강화와 함께 사외이사 임기를 3년 단임제로 제한해 회장의 셀프연임과 참호 구축을 막는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서는 짧은 임기가 전문성과 경험 축적을 방해하면서 '거수기' 역할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는 지난 2023년 금융위원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대부분의 사외이사는 5~6년 후 최고 성과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사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한 상법 개정을 비판한 바 있다. 사외이사가 능력을 발휘하기도 전에 자리에서 물러나고 있는 이유를 들면서 9년까지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권도 사외이사 구인난이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도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등 엄격한 규제로 사외이사를 구하기 힘든데 단임제까지 시행되면 매력도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다른 업권과 달리 금융권 사외이사는 2곳까지만 겸직할 수 있는 등 관련 규정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면서 "지금도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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