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美 과도한 로비?..글로벌 기업들 로비액 봤더니

파이낸셜뉴스       2026.02.09 13:39   수정 : 2026.02.09 15:50기사원문
2년간 약 80억원 집행
2024년 330만달러
2025년 227만달러
트럼프 취임식에만 100만달러
의회·행정부·산업 로비 단체 등 전방위 기부



[파이낸셜뉴스] 쿠팡의 미국 워싱턴 정가 로비 지출 내역이 공개되면서 국내에서는 '과도한 로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미국에서는 로비가 기업의 통상적인 정책 대응 수단으로 활용되는 데다 쿠팡의 로비 규모가 국내 주요 대기업들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쿠팡은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 내 로비에 330만달러(약 48억원)를 지출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227만달러(약 32억원)를 집행해 최근 2년간 누적 로비 금액은 약 557만달러(약 80억원) 수준이다.

쿠팡은 이 기간 기업정치활동위원회(PAC)를 설립하고, 의회와 행정부, 산업 로비 단체 등을 상대로 정책 의견 전달에 나섰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100만달러(약 14억원)를 기부하며 창업주 김범석 회장이 행사에 참석한 사실도 공개됐다.

다만 로비 금액의 절대 규모만 놓고 보면 쿠팡이 미국 내 주요 기업들과 비교해 두드러진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비 추적 사이트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에서 가장 많은 로비 자금을 집행한 기업은 메타(2629만달러), 제너럴모터스(GM·1969만달러), 아마존(1875만달러), 구글(1589만달러) 등으로, 쿠팡의 최대 10배 안팎에 달한다.

국내 대기업들과 비교해도 격차는 뚜렷하다. 지난해 미국 로비 지출이 가장 많았던 국내 기업은 삼성그룹으로 741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어 SK그룹(577만달러), 한화그룹(377만달러), 현대차그룹(334만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전년 대비 로비 지출을 40% 이상 늘리며 미국 정책 대응을 강화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내 로비가 제도권 내에서 이뤄지는 관행이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로비 활동을 제도권 내에서 허용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로비업체를 통해 정책 의견을 전달하고 지출 내역을 의무적으로 공개한다. 2024년 미국 전체 연방 로비 지출 규모는 45억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도 50억달러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쿠팡의 로비 전략은 오히려 최근 들어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있다. 쿠팡의 지난해 로비 지출액은 2024년 대비 약 30% 줄었으며,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불거진 이후에도 분기별 로비 규모는 확대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와 통상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대기업들의 미국 로비는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며 "쿠팡은 미국 내 사업 비중과 인지도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수준의 로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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