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연대경제' 뿌리내리려면
파이낸셜뉴스
2026.02.09 18:20
수정 : 2026.02.09 18:20기사원문
거의 모두 신용불량자인 이들은 지난 2011년 금융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출자금은 첫해인 2014년 1억원에서 2023년 4억원으로 늘어났다. 조합은 6개월간 총 20계좌(10만원) 이상 납입하면 50만원까지 대출해 주고 자기출자금 70% 내에서 초과 대출도 가능하다. 놀라운 사실은 대출 상환율이 극히 높다는 것이다. 대출상환율은 2012년 66.4%에서 2023년 93%까지 높아졌다.
이런 사회적 양극화를 해결하는 주요 수단으로 사회연대경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첨단기술만이 칭송받는 지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새로운 경제 모델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뒤처져 있는 사람들과 물자에 자원을 투입해 유용한 결과를 창출하는 것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첨단기술과 대규모 자본에 편중된 시각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다양한 사회적 기업을 통해 가치 창출의 체계를 만드는 현장이 각광받는 것도 그래서다. 특히 1만개가 넘는 마을기업이 생길 정도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열풍은 지속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2017년부터 사회연대경제에 주목해 온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사회연대경제 전도사를 자처하며 발벗고 나서고 있다. 그는 국회의원 시절 여러 차례 사회연대경제 관련 법안을 발의하거나 공동발의에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국회 내 사회적경제포럼 활동을 통해 협동조합·사회적기업·마을기업 등 다양한 조직을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23년 유엔총회에서 '사회연대경제 활성화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되고 2025년 두 번째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지정되는 등 국제적 흐름이 형성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무엇보다 행안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회연대경제기본법' 제정에 정체성을 분명히 정의할 수 있는 명확한 내용과 목표가 담겨야 한다.
이탈리아의 트렌티노, 캐나다의 퀘벡 등은 사회연대경제가 잘 발전된 곳으로 모두 높은 수준의 소득과 복지를 향유하는 도시로 유명하다. 특히 세계적인 금융위기 불황 속 사회연대경제의 효과는 더욱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이번 정부에서 사회연대경제를 국정과제로 설정한 것도 이런 효과 때문이다. 2009년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협동조합은 가치에 기반하고 있다는 명확한 사실 때문에 경기가 나쁜 어려운 시절에도 더욱 생존력과 회복력이 강한 비즈니스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민간의 자생력은 사회연대경제의 핵심 원리다. 이를 해치지 않으면서 민간의 자생력을 살리는 정책 설계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정책 성공 여부의 가늠자다.
ktitk@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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