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밀어준다" 김상겸·유승은 스노보드 뒤엔, 신동빈 '12년 뚝심' 있었다

파이낸셜뉴스       2026.02.10 09:16   수정 : 2026.02.10 09:11기사원문
한때 '불모지'였던 스노보드에서 벌써 메달 2개
신 회장의 '스키 사랑', 300억 투자가 만든 신화



[파이낸셜뉴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스노보드가 기적의 드라마를 쓰고 있다. '베테랑' 김상겸(하이원)의 은메달과 '신성' 유승은(성복고)의 동메달 획득으로 한국은 대회 중반 이미 메달 2개를 확보했다. 설상(雪上) 스포츠인 스키·스노보드에서 한국이 단일 올림픽에 2개 이상의 '멀티 메달'을 따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2014년부터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사를 맡아온 롯데그룹의 전폭적인 지원과 신동빈 회장의 12년에 걸친 헌신이 척박했던 한국 스노보드에 꽃을 피웠다는 평가다.

37세 노장의 4전 5기·18세 소녀의 반란


한국 스노보드 알파인의 '살아있는 역사' 김상겸은 지난 8일(현지시간) 평행대회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2014 소치 올림픽부터 4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은 스노보드 '맏형'이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37세의 나이에 마침내 시상대 위에 선 것이다.

이어 9일에는 여자 스노보드의 미래 유승은이 사고를 쳤다. 지난달 막 18세가 된 유승은은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를 침착하게 맞이했고,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고난도 기술을 성공시키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한국 여자 스노보드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라는 새 역사로 기록됐다.

"가능성 있다면 끝까지 밀어준다"… 12년간 300억 쏟은 롯데


선수들의 땀방울 뒤에는 '키다리 아저씨' 롯데그룹이 있었다. 신동빈 회장은 2014년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한국 스키·스노보드의 르네상스를 이끌겠다"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 지난 12년간 약 30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 학창 시절 스키 선수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신 회장은 "경영을 하지 않았다면 스키 선수가 됐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각별한 스키 사랑을 자랑한다. 현재는 신 회장이 협회장에서 물러났지만, 롯데 출신 임원들이 자리를 맡아 지원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특히 2022년에는 롯데 스키 앤 스노보드팀을 창단하며 이채운(경희대), 최가온(세화여고) 등 유망주를 조기에 발굴해 계약금과 훈련비를 지급하고, 심리 상담과 영어 교육까지 제공하는 '맞춤형 케어'로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했다. 재능 있는 유망주의 등장과 전폭적인 지원이 맞물리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순간이었다. 유승은 역시 롯데 스키 앤 스노보드팀에 속해있다.

신 회장의 각별한 선수 사랑도 화제다. 2024년 1월, 하프파이프 유망주 최가온이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대회 도중 허리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을 때, 신 회장이 7000만원에 달하는 치료비 전액을 지원하며 재기를 도운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롯데의 신속한 지원이 없었다면 최가온의 올림픽 출전은 불투명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신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에 대해 대한체육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지난 1월, 대한체육회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에 대한 후원으로 선수들이 도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국내 동계 스포츠의 발전에 힘을 보탠 공로를 높이 평가해 신 회장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신 회장도 이 자리에서 "롯데는 국내 설상 스포츠의 저변 확대와 유망주 육성 및 선수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며 "최근 우리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서 선전하고 있는 만큼 다음 달에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원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금빛 피날레' 조준… 이채운·최가온 출격


이제 시선은 남은 하프파이프 경기로 향한다. 2023 세계선수권에서 역대 남자부 최연소(당시 만 16세 10개월) 금메달을 목에 건 이채운과 올 시즌 월드컵을 휩쓴 최가온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특히 최가온의 경우, 이번 시즌 FIS 월드컵에서 3승을 거두며 여자 하프파이프 1위에 올라있는 만큼 금메달 후보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대회 개막을 앞두고 "최가온은 역사적인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클로이 김(미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스키 종목에서도 메달을 노리는 도전자들이 있다.
지난해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이승훈(한국체대)이 프리스타일스키 남자 프리스키 하프파이프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월드컵에서 입상 경력을 쌓은 정대윤(서울시스키협회)이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에서 각각 경쟁에 나선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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