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국왕 "앤드루의 엡스타인 관련 의혹, 경찰 지원할 것"

파이낸셜뉴스       2026.02.10 11:04   수정 : 2026.02.10 11:03기사원문
왕실 잇단 입장표명 왕세자 "깊이 우려, 피해자들 생각해"

[파이낸셜뉴스] 영국이 미국 억만장자 아동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문건 공개의 후폭풍을 겪는 가운데, 찰스 3세 국왕이 동생인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에 대한 수사 여부를 검토 중인 경찰을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9일(현지시간) 버킹엄궁은 성명을 통해 "마운트배튼 윈저의 행위와 관련해 계속되는 의혹 제기에 깊은 우려를 표명해왔다"며 "문제의 구체적 주장은 마운트배튼 윈저가 답할 일이지만, 만약 템스밸리 경찰이 우리에게 요청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앤드루는 엡스타인과 친분을 유지하며 피해자 버지니아 주프레가 미성년일 때부터 여러차례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는 등의 의혹으로 왕자 칭호와 모든 훈작을 박탈 당했고 이후로도 추가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현재 앤드루는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미 법무부가 최근 추가 공개한 엡스타인 문건에는 앤드루로 추정되는 인물이 싱가포르·홍콩·베트남 방문 정보와 아프가니스탄 재건 투자 기회에 관한 기밀 정보를 엡스타인에게 전달한 2010∼2011년의 이메일이 포함됐다. 앤드루는 2001∼2011년 영국 무역 특사를 지낸 바 있다.

이에 군주제 반대 단체인 '리퍼블릭'은 "앤드루가 공무상 부정행위와 공무상 비밀 누설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된다"며 템스밸리 경찰에 그를 고발했다.

템스밸리 경찰은 "고발 접수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 여부를 정하려 정보를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템스밸리 경찰은 앤드루가 2010년 엡스타인이 보낸 여성과 윈저성에서 하룻밤을 보냈다는 의혹과 관련한 정보도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형태의 학대 피해자를 생각하고 위로한다"고 한 국왕·커밀라 왕비와 더불어, 찰스 3세의 장남 윌리엄 왕세자도 이번 사태에 우려를 표시했다. 왕세자가 엡스타인 사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처음이다.

켄싱턴궁 대변인은 이날 윌리엄 왕세자의 사우디아라비아 공식 방문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왕세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계속되는 폭로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왕세자와 왕세자빈은 여전히 피해자들에 중심을 두고 그들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왕실은 앤드루와 선을 그으면서 수사 협조 의사와 피해자에 대한 위로를 강조하는 언급들을 내놓음으로써 현재 받고 있는 압박을 덜어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AP통신은 이날 "찰스 3세가 잉글랜드 북서부 랭커셔 지역을 방문했을 때 군중 대부분이 박수와 환호를 보냈으나, '앤드루에 대해 얼마나 오래 알고 있었느냐'고 소리친 사람도 있었다"면서 "왕실이 직면한 위험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영국 BBC방송도 "왕세자 측이 외교적으로 중요한 왕실 업무가 스캔들에 가려질 위험이 커지자 이번 언급을 내놨다"고 짚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