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숫자만 늘려선 해법 아냐" 집단행동 입장은 밝히지 않아
파이낸셜뉴스
2026.02.10 19:18
수정 : 2026.02.10 19:44기사원문
교육 정상화·모집인원 재산정·추계위 개편 촉구
"후폭풍은 정부 책임, 의정협의체 즉각 구성해야"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2027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안을 확정 발표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숫자에만 매몰된 결정”이라며 유감을 표명하고 제도 전반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다만 즉각적인 집단행동을 언급하기보다는 교육 정상화와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는 등 비교적 절제된 톤의 입장을 내놨다는 평가도 나온다.
의협은 우선 정부에 의학교육 정상화를 촉구했다. 2027학년도는 단순한 증원의 해가 아니라, 2025년 사태로 휴학했던 학생들과 군 복귀생이 동시에 복귀하는 시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 정원에 복귀 인원이 더해질 경우 교육 현장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인원 급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의학교육평가원이 제시해온 ‘교육 가능한 상한선 10%’ 기준이 사실상 무시됐다고 지적하며, 열악한 강의·실습 환경 속에서 교육의 질 저하와 자질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협은 이로 인한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못박았다.
또한 교육부가 즉각 각 의과대학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해 실제 교육 가능 인원을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투명한 조사 결과에 따라 2027학년도 모집인원을 재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결정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의협은 실질적 권한을 가진 의학교육 협의체 구성도 촉구했다. 그간 정부가 자문단 수준의 협의 구조만 운영해 왔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실행력 있는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의료 인력 추계위원회의 전면 개편도 요구했다. 현재 구조로는 임상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며, AI 기술 발전과 인구 감소 속도를 고려해 추계 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가 증원의 명분으로 내세운 ‘필수의료·지역의료 강화’와 관련해서는 구체적 실행을 요구했다.
적정보상 체계 마련, 의료사고 형사처벌 면책 법제화, 면허 박탈 규정 개정, 해외 의대 졸업생 인증 기준 강화, 군 입대로 인한 필수의료 인력 공백 대책 등을 제시하며 “제도 개선 없이 숫자만 늘리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발표에서 의료계의 즉각적인 집단행동 계획이나 구체적 투쟁 일정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와의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정책 책임을 분명히 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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