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담합 3사에 4083억 과징금 철퇴... 역대 두 번째 규모

파이낸셜뉴스       2026.02.12 12:00   수정 : 2026.02.12 16:00기사원문
CJ제일제당, 대한제당협회 탈퇴



[파이낸셜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4년여에 걸쳐 설탕 가격을 담합한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3개 제당사에 대해 총 408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는 공정위 담합 사건 중 총액 기준 역대 두 번째 규모이자, 사업자당 평균(1361억원)으로는 최대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은 공식 사과와 함께 설탕 제조 기업들의 이익단체 성격인 대한제당협회를 탈회한다.

공정위는 12일 이들 3개사가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총 8차례(인상 6차례·인하 2차례)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를 사전에 합의하고 이를 실행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시정명령에는 법 위반행위 금지와 가격 변경 현황 보고명령 등이 포함됐다.

과징금 산정의 기초가 된 관련 매출액은 3조2884억원이며, 부과 기준율 15%가 적용됐다. 업체별 과징금은 CJ제일제당 1506억8900만원, 삼양사 1302억5100만원, 대한제당 1273억7300만원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원당(사탕수수·사탕무 등 당분 함량이 높은 식물에서 얻는 설탕 원료) 가격이 오를 때는 원가 상승분을 신속히 반영하기 위해 공급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합의한 뒤 이를 실행했다. 반대로 원당 가격이 하락할 때는 원가 하락분을 즉시 반영하지 않았다.

이들 제당사는 2007년에도 동일한 혐의로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다. 그럼에도 다시 담합을 감행했을 뿐 아니라 2024년 3월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이후에도 1년 이상 담합을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과정에서는 공정위 조사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한 정황도 확인됐다.

다만 현행 제도는 과거 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뒤 5년 이내에 다시 위반할 경우에만 가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2007년 제재 이후 5년이 지난 뒤 이번 담합을 저질러 가중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이번 과징금 산정에는 과거 위반 전력이 반영되지 않았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시행령과 고시에 따르면 과거 법 위반 이후 5년 내 재차 위반할 경우 가중이 가능하지만, 이번 사안은 해당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선진국처럼 반복 위반에 대한 가중 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법령·고시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가격 재결정 명령도 검토했으나 법 위반 상태나 그 효과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제당사들은 공정위 조사 이후인 2025년 7월과 11월, 지난 1월 각각 설탕 가격을 인하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이날 "고객과 소비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이를 위해 설탕 제조 기업들의 이익단체 성격인 대한제당협회를 탈퇴하고 환율과 원재료 가격 등의 정보 공개 및 원가 등에 연동해 가격을 정하는 '판가 결정 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이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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