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식·과음·장거리 운전... 뇌졸중 부르는 설 후유증

파이낸셜뉴스       2026.02.13 04:00   수정 : 2026.02.13 04:00기사원문
급변한 생활습관 혈관 건강 적신호
고혈압 등 만성질환 환자 주의해야
팔·다리 마비와 두통 대표적 증상
사라졌다고 안심말고 'FAST' 체크

명절 연휴에는 과식과 과음, 장거리 이동, 수면 부족 등이 겹치면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다.

그중에서도 뇌졸중은 응급실 내원 중증응급질환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표적 질환이다. 평소보다 흐트러진 생활 리듬과 누적된 피로, 스트레스는 혈관에 부담을 주며 뇌졸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12일 경희대병원 신경과 우호걸 교수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단기간의 생활 습관 변화가 큰 문제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지만,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은 혈압과 혈액 점도의 급격한 변화가 뇌졸중을 유발하는 촉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 조직에 산소 공급이 중단되는 질환으로, 허혈성 뇌졸중(뇌경색)과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으로 나뉜다. 만성질환 외에도 흡연, 비만, 짜게 먹는 식습관 등 혈관 손상과 협착을 유발하는 생활 습관이 주요 위험 요인이다. 특별한 전조 증상 없이 진행되다가 혈관이 임계점에 이르면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의 마비, 언어 장애,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 구토 등이 있다. 우 교수는 "뇌졸중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FAST 법칙'을 떠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FAST는 △F(Face) 웃을 때 한쪽 얼굴이 처지는지 △A(Arm) 양팔을 들어 올렸을 때 한쪽 팔이 떨어지는지 △S(Speech) 발음이 어눌하거나 말이 잘 나오지 않는지 △T(Time) 이러한 증상이 보이면 즉시 119에 신고해 응급실로 이동하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특히 증상이 10~20분 내 사라졌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이는 중증 뇌졸중으로 진행되기 전 나타나는 '일과성 허혈발작(미니 뇌졸중)'일 수 있다. 일시적인 피로나 컨디션 저하로 여기고 진료를 미루는 것은 위험하다.

뇌졸중 치료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허혈성 뇌졸중의 경우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에 응급실에 도착하면 혈전용해제 투여가 가능하다. 막힌 혈관이 크거나 약물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는 동맥 내 혈전 제거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출혈성 뇌졸중은 출혈의 양과 위치에 따라 혈압 조절과 출혈 확산 억제 치료가 우선되며, 필요 시 6시간 이내 수술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치료가 빠를수록 뇌세포 손상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우 교수는 "뇌졸중의 골든타임은 기다려도 되는 시간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라며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응급 처치는 없으며, 최대한 빠르게 응급실로 이동하는 것이 유일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뇌졸중 고위험군은 연휴 기간 생활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기름지고 염분이 많은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당과 혈중 지질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혈류가 원활하지 않아 뇌졸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음주 역시 혈압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평소 복용하던 혈압약·당뇨약·항혈전제 등을 연휴라는 이유로 중단하거나 거르는 일은 피해야 한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식사, 무리하지 않는 가벼운 운동도 도움이 된다.

의료기관 운영이 제한되는 명절 연휴에는 가까운 비상진료 의료기관과 응급실 운영 여부를 미리 확인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우 교수는 "뇌졸중은 '설마 괜찮아지겠지' 하고 넘길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라며 "작은 신호라도 의심되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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