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냥꾼 육성"vs"주주가치 제고"...자사주 의무소각 공청회
파이낸셜뉴스
2026.02.13 14:15
수정 : 2026.02.13 14:15기사원문
법사위 13일 3차 상법 개정안 공청회
찬성 측 "자사주, 경영진이 전용해 주주가치 훼손"
반대 측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갈라파고스 규제"
소위 심사 재개..2월 임시국회 중 처리 수순
[파이낸셜뉴스] 자사주 의무소각 조항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을 논의하기 위한 공청회에서 '주주 가치 제고'라는 의견과 '기업사냥꾼 육성법'이라는 우려가 팽팽히 맞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청회를 마친 만큼 빠른 시일 내 법안을 심사하고, 2월 임시국회 중에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는 13일 공청회를 열고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을 논의했다.
먼저 반대 의사를 표명한 전문가들은 자사주 의무소각은 해외에서 사례를 찾을 수 없으며, 기업의 경영권 방어수단이 사라져 행동주의 펀드 등의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무방비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권 교수는 "소각 의무의 기계적 적용은 회사·상황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과잉 입법 위험을 내포한다"고 했고, 신 교수는 "소각 (의무화가) 원칙인 곳은 전 세계에 어디에도 없는 갈라파고스 규제"라며 "'기업사냥꾼 육성법'으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3차 상법 개정안은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자사주 보유·처분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반대 측에서는 경영진이 주가 부양 등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또 소각이 의무화될 경우 M&A와 구조조정을 비롯한 경영전략을 수립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면 찬성 측에서는 자사주가 총수의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한 사적 수단으로 전용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김 교수는 "(경영진이) 자사주를 맞교환하면서 지배권을 강화하고, 기존 주주의 의결권과 배당권을 낮추는 일들이 벌어졌다 "며 "지방선거에 빗대면 자신의 지역구에서 승산이 없자 친구들을 불러 전입을 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이기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연구위원은 "자기주식 처분을 최대 주주의 이익 또는 지배권 강화를 위해 활용하고 있고, 이는 주주 가치 훼손"이라고 짚었다.
자사주 의무소각으로 경영권 보호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주장도 반박했다. 김 교수는 "개정안은 매우 유연한데, 원칙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이지만 주주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고, 황 연구위원은 "개정안들이 예외 규정을 폭넓게 규정해 자기주식을 반드시 소각해야 하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여야 법사위원들도 격돌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자사주 소각을 반대하는 것은 코스피를 거꾸로 돌리자는 것"이라고 했고 같은 당 김용민 의원은 "자본시장 정상화의 신호탄"이라고 비판한 반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로 (규제를) 시작하는 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것"이라고 했고 같은 당 조배숙 의원은 "주총 결의를 받아 (문제를)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건 이상론"이라고 지적했다.
법사위는 3차 상법 개정안 심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수차례 표명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공청회 내용을 참고해 "최대한 신속하게 심사하고 2월 임시회 중 통과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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