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구조조정 재가속…'AI발 디스토피아'의 그림자
연합뉴스
2026.02.17 07:05
수정 : 2026.02.17 07:05기사원문
올해 1월에만 세계 27개 기술기업서 2만4천800여명 해고 "슬프지만 합리적 선택…AI 도입·구조조정에 생산성 대폭 향상" AI발 구조조정 여타 산업으로도 번질 것…"슬픈 미래 대비해야"
빅테크 구조조정 재가속…'AI발 디스토피아'의 그림자
올해 1월에만 세계 27개 기술기업서 2만4천800여명 해고
"슬프지만 합리적 선택…AI 도입·구조조정에 생산성 대폭 향상"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챗GPT의 등장을 계기로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서 그간 승승장구하던 빅테크(대형기술기업) 노동자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17일 테크기업 구조조정 현황 실시간 집계 사이트 '레이오프스닷에프와이아이'(https://layoffs.fyi/)에 따르면 올해 1월 한 달간 전 세계 27개 기술기업이 총 2만4천818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 구조조정된 직원 수(32개사·2천537명)의 10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테크업계 인력 감축 규모는 2023년 26만4천32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15만2천922명, 2025년 12만4천201명으로 감소 추세였는데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조짐이 보이는 것이다.
주된 배경 중 하나로는 AI 기술의 발전이 꼽힌다.
사람 대신 AI가 프로그래밍 코드 작성 등 업무를 맡으면서 경력이 짧은 '주니어 개발자' 채용이 대거 축소됐고, 일부 기업은 핵심 사업 모델마저 위협받게 됐다.
이달 초 미국 뉴욕증시에서 발생했던 기술주 투매 현상이 대표적 사례다.
AI 업체 앤스로픽이 지난달 AI 도구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를 선보이자, 이런 범용 AI 도구가 고가의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서비스를 대체할 것이란 우려가 고개를 들었던 것이다.
이러한 불안은 소프트웨어 기업을 주고객으로 하는 클라우드 기업이나, 클라우드 기업에 반도체 칩을 파는 AI 하드웨어 기업 등으로까지 확산, 주가에 연쇄적인 충격을 미쳤다.
AI 산업을 확실한 먹거리로 인식한 테크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사업부들의 규모를 줄이는 추세도 관련 업계의 구조조정을 부추기고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I 개발 경쟁 심화로 모든 빅테크가 개발자들을 공격적으로 흡수하던 트렌드가 최근 2∼3년 크게 바뀌었다"면서 "예컨대 메타 인력은 2022년 3분기 8만7천명으로 고점을 기록했다가 2023년 6만6천명까지 감소했고, 현재는 7만8천명으로 증가폭이 확연히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트렌드가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 등 모든 빅테크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슬프지만 기업을 분석하는 입장에서 기업들의 (이런) 구조조정은 합리적 선택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메타의 직원 1인당 매출액은 2019년 170만 달러에서 2022년 139만 달러까지 하락했다가 꾸준한 구조조정과 AI 활용에 따른 광고 매출 성장 덕분에 작년 말에는 259만 달러로 껑충 뛰었고, 알파벳과 MS 등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기술 발전이 선형이 아닌 지수함수적 성격을 띤다는 점을 감안하면 AI의 성능과 활용성은 우리의 상상보다 더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면서 "테크기업들은 점점 더 적은 인력으로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고 이 트렌드는 다른 산업으로도 서서히 전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외 테크기업들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지만 노동자라는 관점에서는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슬픈 미래에 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